하와이주, 북핵공격 대피훈련…매달 1일 점심직전 사이렌

입력 2017-11-28 09:24  

하와이주, 북핵공격 대피훈련…매달 1일 점심직전 사이렌

"경보 울리면 실내 들어가 라디오 맞춰라…안부전화 걸 시간 없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하와이 주가 다음 달 1일(현지시 간)부터 매달 첫날 점심시간 직전에 주 전역에 사이렌을 울리는 핵공격 대비 주민대피훈련을 실시한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ABC 방송은 하와이 주 정부 비상관리국(HEMA)이 냉전시대 이후 약 30년 만에 처음 실시하는 핵 공습 대비훈련의 세부내용을 공개했다고 27일(현지시간) 전했다.

하와이 주 정부의 훈련 계획은 북한 핵 공격 위기 고조 이후 올 하반기부터 본격 논의돼 왔다.

번 미야기 HEMA 국장은 ABC 방송에 "우리가 이 캠페인을 시작했을 때 주민과 관광객들을 괜히 겁에 질리게 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면서 "하지만, 우리의 의도는 (핵)무기가 호놀룰루나 가상의 목표물을 타격했을 경우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해 최선의 과학을 동원한 정보를 제공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HEMA는 "사이렌이 울리면 주민들이 실제로 핵 공격에 대비해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딱 15분 남았다는 뜻"이라며 "당분간 매달 첫 업무일(1일 또는 1일이 휴일일 경우 그 다음 날)에 지속해서 그런 테스트가 실시된다"고 밝혔다.

비상관리국 측은 "사이렌이 울리면, 일단 실내로 들어가서 대피처에 머물며 라디오 방송 주파수를 맞춰달라"고 주문했다.

냉전 시대에 자주 했던 '웅크리고 숨기'(duck and cover) 방식의 대피 훈련과 유사하다.

워싱턴포스트는 북한의 핵실험 및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미국 내 여러 주에서 여러 형태로 경각심을 주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사이렌을 울리는 것은 하와이 주가 처음이라고 전했다.

앞서 미국령 괌은 주민들에게 핵 타격 시 행동요령을 담은 팸플릿을 배포했고 캘리포니아 주에서도 방사능 물질 위험성 등에 관한 16쪽짜리 자료가 배부된 적이 있다.

미야기 국장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 시간이나 아이들을 태우러 갈 시간조차 없다. 심지어 지정된 대피소를 찾을 여유도 있을 리 없다"면서 행동요령을 평소에 몸에 익혀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와이 주 정부의 사이렌 경보는 기존의 쓰나미 대비 시스템을 활용해 내보낸다. 대피훈련 대상자는 140만 전체 주민이다.

하와이 주 정부는 100킬로톤(kt)급 핵폭탄이 1천 피트(305m) 상공에서 터질 경우 반경 8마일(13㎞)에 있는 주민들이 직접적 영향을 받게 되며, 1만8천 명 이상의 사망자와 5만∼12만 명의 부상자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 정부는 대니얼 K.이노우예 공항, 히컴 공군기지, 호놀룰루 항, 진주만 등을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시설 또는 지점으로 보고 있다.

하와이는 북한에서 7천200㎞ 떨어져 있어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의 사거리 밖에 있지만, 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완성하면 사거리 안에 놓일 수 있다.












oakchu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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