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트남전때 뿌린 지뢰 수백만발 해체작전하는 이유

입력 2017-11-28 11:32  

중국, 베트남전때 뿌린 지뢰 수백만발 해체작전하는 이유

세계 최대 지뢰밭…동남아로의 일대일로 장애물 제거목적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이 동남아로 향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통로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30여년전 베트남 접경지대에 매설했던 지뢰밭 해체 작업에 나섰다.

28일 중신망에 따르면 중국군 남부전구(戰區)는 베트남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광시(廣西)장족자치구와 윈난(雲南)성 일대에서 1979년 중국·베트남전쟁 이후 매설됐다가 남겨진 지뢰의 제거 작업을 27일 시작했다.

이 지역은 수백만발의 대전차·대인 지뢰가 매설된 세계 최대 규모의 지뢰밭으로 꼽힌다.

이번 대대적인 지뢰해체 작업은 2015년 10월 시작돼 올초 중단됐다가 11개월만에 재개되는 것이다. 중국 당국은 앞서 1992∼1994년, 1997∼1999년 두차례에 걸쳐 병력 9만명을 동원해 광시·윈난 356곳 840만㎡에서 지뢰 60만개를 제거했으나 아직도 엄청난 양의 지뢰를 남겨놓고 있다.

1979년 2∼3월 중국 베트남 전쟁 이후에도 양국은 10년간 크고 작은 군사대치전을 이어가며 1천350㎞에 이르는 국경지대에 헤아리기 힘든 규모의 지뢰를 매설했다. 목함식, 압력촉발식, 연쇄반응식, 올가미식, 전기식에서 소련식, 미국식, 베트남식, 중국식에 이르기까지 온갖 형태의 지뢰가 동원됐다.

지뢰전 측면에서는 세계대전으로 불릴 만 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1992년 양국 관계가 정상화된 이후 도처의 지뢰밭에서 주민들이 지뢰를 잘못 건드려 장애를 입거나 목숨을 잃는 주민들이 속출하며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주된 전장이었던 윈난성 마리포(麻栗坡)현 바리허(八里河)촌은 당시 50만개의 지뢰가 매설돼 지뢰촌으로 변하면서 200여명의 촌민중 100명이 장애가 됐고 11명이 숨지기도 했다.

게다가 동남아를 통해 해상 실크로드 구상을 추진하던 중국으로선 양국 접경지대의 지뢰밭이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었다.

남부전구 한펑(韓鵬) 육군 참모장은 "남은 지뢰들을 철저하게 정리해 변경지역의 개방과 개발을 촉진하고 동남아 지역으로 향하는 문호를 확대함으로써 일대일로 건설의 통로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광시 지역에서는 8개 시·현에 걸친 200만㎡ 면적의 53개 지뢰밭을 동서로 나눠 1년여간 지뢰해체 작업이 벌어진다. 복잡한 지형과 다양한 식생으로 대다수 지뢰가 밀림 잡초 속에 은폐돼 있어 지뢰제거 작업은 쉽지 않다.

일부 지뢰는 경사가 90도에 가까운 절벽에도 설치돼 있어 지뢰해체병이 밧줄을 타고 하강하면서 제거작업을 벌여야 할 정도다.

이에 따라 중국군은 지뢰해체 작업에 무인기(드론)와 로봇 등을 대거 동원할 예정이다.

중국은 베트남 접경 지대 외에도 과거 소련과 영토분쟁을 벌였던 러시아 접경의 우수리강(아무르강) 전바오다오(珍寶島·러시아명 다만스키섬)에도 대규모 지뢰를 매설해놓고 있다.

중국과 소련은 1969년 3월 이 섬의 영유권을 놓고 무력충돌을 벌였고 당시 중국군은 소련 T-62 탱크 한대를 노획하기도 했다.

충돌 이후 면적 0.66㎢의 이 작은 섬은 수천발의 지뢰가 매설돼 '지뢰 섬'이 됐고 지금까지 별다른 해체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샤먼(廈門)에 면해있는 대만 진먼다오(金門島)에는 '지뢰 해안'이 있다. 1949년 국공 내전 기간 격전을 치른 이 섬에서는 1958년 대규모 포격전이 벌어졌다. 대만군은 중국군의 상륙이 예상되는 해안 지역에 10만발의 미국제 지뢰를 매설했다.

jo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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