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측과 중계권료 협상도 교착…일각에선 "FIFA 이름 바꾸고 재포장해야"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2018 러시아 월드컵 축구대회가 6개월여밖에 남지 않았으나 국제축구연맹(FIFA)이 텔레비전 중계권료에 이어 2번째로 큰 수입원인 후원 기업을 아직 모두 확보하지 못해 심각한 재정난을 겪을 수도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8일 전했다.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 때는 본선 조 추첨을 6개월 앞두고 FIFA가 "완판"을 선언할 만큼 인기를 끌었으나, 이번에는 최고 수준의 'FIFA 공식 파트너' 8자리 중 빈자리를 러시아, 카타르, 중국 기업들로 채웠을 뿐 올해 지역 후원사 20자리는 겨우 1개사만 계약을 맺었다.
월드컵 후원사 인기가 이렇게 저조한 것은 지난 2015년 터진 FIFA 부패 사건의 여파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축구의 인기도는 그 어느 때보다 높은데 FIFA의 명성은 예전과 다르다"며, 러시아 월드컵의 조 추첨이 내달 1일 실시되지만, 뉴욕 법정에서 이뤄지고 있는 부패 사건 재판이 계속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40년 전 FIFA의 국제 마케팅 프로그램 입안에 참여했던 패트릭 낼리는 "FIFA는 여전히 유독성 브랜드"라며 "FIFA가 부패 문제로 뉴욕의 법정에 서는 것을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중국 같은 나라의 기업이 아니라면 어느 기업이 FIFA와 연루되는 것을 달가워하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FIFA의 부패 이미지가 너무 깊숙이 박혀 있는 만큼 명칭을 바꾸는 게 낫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못할 게 뭐 있느냐"고 그는 반문하면서 "전부 새로 포장해야 한다. FIFA라는 이름은 그대로 갖고 가기엔 너무 부담스럽다. 어디를 둘러봐도 FIFA에 관해선 부패가 떠오른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이번 월드컵 주최국이지만, 거대 에너지 업체 가스프롬이 'FIFA 공식 파트너'로서, 또 알파 은행이 유일한 지역 후원사로 계약을 맺었을 뿐이다. 가장 아래 후원 단계인 주최국의 국가 후원사 희망 업체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국가 후원사는 FIFA의 수입원으로서뿐 아니라 주최국인 러시아에서 월드컵 대회 열기를 일으키는 데도 필수적이다.
러시아 방송사들이 FIFA의 중계권료 1억 달러 요구에 난색을 보이고 있고,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여전히 발동 중인 점도 FIFA의 재정 사정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y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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