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터널 우회로 창원-김해 고갯길 개설 현실성 있나

입력 2017-11-29 08:00   수정 2017-11-29 08:06

창원터널 우회로 창원-김해 고갯길 개설 현실성 있나

김해시의원·시민단체 "개설해야" VS 경남도·창원시·김해시 "필요하지만 현실성 떨어져'



(창원·김해=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 지난 2일 발생한 창원터널 앞 화물차 폭발사고를 계기로 경남 창원과 김해를 잇는 옛 우회도로인 '상점령 도로' 개설 요구가 또 제기돼 실제 개설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도내 시민단체인 민주도정경남도민모임은 창원 성산구∼김해 장유 간 상점령 도로를 개설해달라는 청원을 경남도와 창원시에 냈다고 29일 밝혔다.

이 모임은 "상점령 도로는 옛날 창원시와 김해시를 연결하는 민간도로 기능을 했으나 현재는 김해 장유 구간만 연결돼 방송사와 통신사의 방송탑·통신탑 진입도로로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창원 구간까지) 이 도로를 개설하면 국가 주요기간 시설에 진입하는 기능, 창원터널 사고 발생이나 정체 시 긴급차량 접근과 우회 대체도로 기능이 크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김해시의회 무소속 이영철(마지역) 의원도 시의회 임시회 자유발언에서 창원터널 건설 이전에 있었던 창원과 김해를 연결하는 고개인 상점령 옛 도로를 복원해 창원터널 우회도로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이 의원은 "구불구불하지만 상점령 옛 도로는 김해지역은 포장까지 한 상태이고 창원 쪽도 아직 도로 형태가 남아 있어 창원시 의지만 있으면 복원이 가능하다"며 "창원시가 김해시와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협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청원과 제안에 대해 지자체 입장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창원시는 상점령 도로 개설 청원에 대해 "상점령 구간은 2009년부터 2010년에 조성한 숲속나들이길과 등산로로 사용되고 있다"며 "차량 통행을 위한 도로를 개설하려면 경사 등 도로시설 규정에 맞는 시설을 설치해야 하고 도로 개설에 따른 환경저해 논란, 대체 등산로 개설, 인근 아파트 접속부 처리 및 소음 민원, 토지 매입, 도시관리계획변경 등의 문제로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창원과 김해를 잇는 도로 개설은 필요성, 노선 선정, 예산 확보, 환경영향 및 민원 등을 고려해 장기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김해시도 상점령 도로 개설을 반대하지는 않지만,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상점령 도로 구간은 생태환경이 우수해 도로 개설 공사가 진행되고 차량이 지나다니면 산림 훼손 등이 불가피한 데다 경사가 심해 위험하다는 입장이다.

강정환 김해시 안전건설교통국장은 "상점령 구간에 도로가 개설되면 생태환경 훼손은 물론, 구간 최대 경사도가 18%에 달해 자칫 창원터널보다 더 위험한 도로를 만들게 된다"며 "급한 경사의 도로를 개설하더라도 구불구불 연결해야 하는 여건으로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오히려 진례로 돌아가는 시간과 거의 맞먹을 수 있다"고 밝혔다.

경남도도 행정절차와 환경훼손, 경제성 등에서 상점령 도로 개설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도는 상점령 도로는 1994년 2월 창원터널 사용 개시와 동시에 지방도에서 폐지된 도로여서 도로법상 도로가 아니다는 견해다.

도로 개설이 필요하면 창원시와 김해시가 광역도시계획에 반영해 도시계획도로로 새로운 도로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도로 개설 요구 구간은 지리산 영신봉에서 여항산, 무학산, 대암산, 불모산으로 연결되는 낙남정맥으로서 도로 개설 시 환경훼손이 우려돼 환경단체 반발이 예상된다고 했다.

상점령 도로 개설에 드는 비용도 700억원 이상 소요될 것으로 추정돼 경제성도 낮다고 도는 판단했다.

이처럼 상점령 도로와 관련된 지자체 대부분이 상점령 도로 개설에 부정적이어서 이 도로가 실제로 개설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그럼에도 화물차 폭발사고 등 창원터널 및 접속도로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고로 말미암은 교통대란이 발생할 때마다 이를 해결할 대안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질 것으로 보여 해당 지자체들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한편 상점령 도로는 창원시 성산구 성주동과 김해시 대청동을 잇는 6.1㎞ 길이의 고갯길이다.

김해 구간(2.7㎞)은 방송사와 통신사의 방송탑·통신탑 진입도로로 활용되고 있으나 창원 구간(3.4㎞)은 임도 수준의 형태만 남아 있다.

경사도가 창원 구간은 최대 18%, 김해 구간은 최대 13%여서 지방도 설계속도(40㎞/h)를 적용한 최대 경사도인 12%를 넘어 도로 개설이 쉽지 않은 지형이다.

b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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