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경제협력 중점 논의…EDCF 3억 불에서 5억 불로 확대
첫 일정으로 조계사 방문…내일 문 대통령 주재 국빈만찬 참석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박경준 기자 =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스리랑카 대통령이 한·스리랑카 수교 40주년을 맞아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으로 28일 국빈 방한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외국 정상의 국빈 방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샤프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다.
시리세나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 조현 외교부 2차관의 영접을 받은 뒤 2박3일간의 국빈 방한 일정에 돌입했다. 스리랑카 정상이 방한한 것은 지난 2012년에 이어 5년만이며, 시리세나 대통령은 이번이 다섯번째 방한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영부인을 동반하지 않은 채 방한한 시리세나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조계사를 방문해 미리 대기 중이던 문 대통령과 만났다.
양국 정상은 대웅전을 참배하고,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최근 취임한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을 예방해 환담을 나눴다. 설정 스님과 두 정상은 평화와 행복, 평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고 배석자들이 전했다.
또 조계사 대웅전 앞 사리탑이 1917년 스리랑카에서 들어왔다는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고, 환담이 끝난 뒤 시리세나 대통령은 진신사리탑을 따로 친견하기도 했다. 인구의 70%가 불교를 믿는 스리랑카는 한국과 천년 넘게 불교 교류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세나 대통령은 방한 이틀째인 29일 오전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이 주최하는 공식 환영식에 참석하는데 이어 문 대통령과 소규모 및 확대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과 시리세나 대통령은 북핵문제를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을 논의하고 양국간 고위급 교류 확대, 국방·방산 협력, 경제·무역투자 확대, 스리랑카 인프라사업에 대한 한국기업 진출, 농업·해양·수산·과학·기술 협력, 문화·관광 교류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양국 정상은 이어 스리랑카에 대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약정금액을 3억 달러에서 5억 달러로 증액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비롯한 각종 협정 서명식을 갖고 문 대통령이 주최하는 국빈만찬 등의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시리세나 대통령은 이밖에 방한기간 한·스리랑카 의원 친선협회 소속 의원들과 접견하고 박원순 서울시장과 면담한 뒤 서울시 명예시민증을 받는다.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시리세나 대통령의 국빈 방한은 우리 정부가 역내 전체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축을 만들기 위해 추진 중인 신남방정책의 기반을 마련하고 외교의 외연을 한반도, 동북아를 넘어 서남아로 확장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국빈으로 방한하는 외국 정상은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번에 시리세나 대통령은 대통령 전용기가 아닌 민항기를 타고 와서 인천공항에 내렸다.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민항기를 타고 방한하겠다는 시리세나 대통령의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그에 따라 공식 환영 절차도 대폭 축소됐다"고 밝혔다.
시리세나 대통령은 서민 출신의 입지전적 지도자로, 권위주의 정치 종식과 민주주의 정착, 부패척결, 인권개선, 서민 생활 안정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고 있다.
kjpark@yna.co.kr
rh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