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소비자단체, 전기차 3개 모델 실제주행거리 조사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자동차 배출가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유럽에서 전기차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전기차의 실제 주행거리가 이들 자동차회사들이 공식 발표한 주행거리의 6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주장이 28일(현지시간) 제기됐다.
벨기에의 소비자단체인 '테스트아샤(Test-Achats)'는 유럽에서 널리 판매되는 100% 전기차인 닛산의 '리프(Leaf)'와 르노의 '조이(Zoe)', 오펠의 '암페라(Ampera)-e'를 대상으로 최근 실제 주행거리를 조사한 결과 공식 주행거리보다 40% 이상 짧았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전기차에 대한 실제 주행거리 실험 결과 일부 전문가들이 의혹을 제기해왔던 것처럼 공식적으로 발표해온 것의 80~50% 수준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즉 닛산 리프의 경우 완전 충전 시 공식 주행거리는 250㎞라고 발표·광고하고 있지만 실제 주행조건에서 조사한 결과 144㎞에 불과했고, 르노 조이의 경우 공식 주행거리는 400㎞이지만 실제 주행거리는 232㎞에 그쳤으며, 오펠의 암페라-e 역시 공식 주행거리는 520㎞였지만 실제 주행거리는 304㎞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공식 주행거리는 유럽연합(EU)과 NEDC(New European Driving Cycle·유럽연비측정방식)에서 규정한 기준에 따라 자동차의 최적 상태에서 주행거리를 산출해 왔으나 그동안 실제 주행거리와 차이가 크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자동차 주행거리 측정방식이 일부 국가에서는 실제 주행조건을 많이 반영한 WLTP(국제표준배출가스시험방식)으로 이미 전환됐고, 나머지 국가들도 조만간 전환될 예정이다.
'테스트아샤' 측은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전기차의 공식 주행거리가 실제 주행거리와 거리가 멀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NEDC 방식으로 주행거리를 조사하도록 한 것은 EU'라며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이런 공식 주행거리를 신뢰할 수 없는 것이라면 자동차 업체들은 이를 광고하면 안 된다고 요구했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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