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취약 입증 위해"…사용후 폐연료 저장고 앞에서 연막탄 터트려
경찰, 현장서 그린피스 활동가 22명 연행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Greenpeace) 활동가들이 프랑스의 원자력발전소에 잠입해 테러에 취약하다는 점을 알리는 기습 시위를 또다시 벌였다.
28일 그린피스 프랑스에 따르면 이 단체 소속 활동가들은 이날 오전 6시 20분께(현지시간) 프랑스 남동부 크뤼아스-메이스 원전의 보안시설을 뚫고 침입했다.
이들은 보안시설을 우회해 벽을 타고 들어가 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저장고 앞에서 현수막을 펼치고서는 연막탄을 터트렸다.
그린피스는 "프랑스 원전들이 외부 침입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려고 오늘 행동을 조직했다"고 밝혔다.
원전의 핵심 시설인 원자로가 두꺼운 방호벽의 건물로 둘러싸인 것과 달리, 다 쓰고 남은 폐연료 저장고는 별다른 벙커 시설 없이 노출돼 있어 테러 등 외부 공격에 매우 취약하다고 그린피스는 주장해왔다.
그린피스는 지난 10월에도 프랑스와 벨기에 원전들이 테러 공격을 막기 위한 보호장치가 미흡하다고 지적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를 발표하고서 그달 12일 프랑스 카테농 원전에서 같은 방식으로 기습 폭죽시위를 벌였다.
그린피스는 "프랑스에서 가동 중인 58기의 원전은 대부분 알카에다나 이슬람국가(IS)와 같은 극단주의 테러집단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전에 건립됐다"고 지적했다.
원전을 관리하는 프랑스 국영 전기회사 EDF는 이날 시위대의 원전 잠입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안전이 위협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그린피스 활동가 22명을 시위 현장에서 곧바로 연행했으며 EDF는 이들을 고발할 계획이다.
프랑스의 원전 의존율은 전체 전력생산의 75%로 세계 최고수준이며 현재 58기의 원자로가 가동되고 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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