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근 코스닥시장의 변동성이 크다. 오를 때도 내릴 때도 빠르다. 성장주 랠리는 장기적 차원에서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몇 가지 한국 증시에서의 코스닥 랠리는 점검할 것이 있다.
선진국에서 시작된 신성장산업 관련주 랠리는 아시아로 넘어와 코스닥뿐만 아니라 홍콩 증시와 중국 기술주의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다만, 한국의 코스닥 랠리는 다른 선진시장의 기술주 랠리와 다소 다른 점들이 있다.
먼저 중국의 기술주 랠리를 이끈 것은 텐센트홀딩스를 중심으로 한 인터넷 관련 기업이다. 텐센트는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시장에 전념하는 기업이었지만 기업간거래(B2B) 시장으로 확장을 시작하면서 성장성이 주목받고 있다. 마치 아마존이나 페이스북이 B2C 시장에서 B2B 시장으로 옮겨간 것과 같이 말이다.
이런 면에서 홍콩의 기술주 랠리 성격은 미국의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알파벳)을 가리키는 '팡'(FANG) 랠리와 같이 정보기술(IT)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바이오가 독주하고 있다.
한국 증시에서 바이오 비중이 워낙 크고 그에 반해 기관의 보유 비중은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에 최근 바이오 대형주에 수급이 쏠리는 현상은 충분히 납득이 간다. 여기에 코스닥을 포함하는 새로운 벤치마크의 탄생 가능성은 이런 수급적 쏠림을 가속하고 있다.
하지만 신성장산업, 소위 기술주 랠리에는 바이오주의 랠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불과 3∼4개월 전만 해도 중국의 정책 모멘텀을 타고 전기차(2차전지) 관련주가 랠리를 펼쳤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올해 기술주 중 가장 퍼포먼스가 좋았던 것이 태양광 관련주였다.
그리고 코스닥 주가수익비율(PER)은 18배(이하 2018년 주당순이익(EPS)기준)이지만, 바이오·헬스케어를 제외한 코스닥의 PER는 12배로 매우 높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참고로 코스닥 바이오·헬스케어의 PER는 약 44배 정도이다.
따라서 지금 한국 증시만의 특수한 수급 이슈(헬스케어 업종의 시총 맞추기)가 마무리되는 시점에는 다른 기술주들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는 수급적 이슈 때문에 코스닥과 바이오·헬스케어에서도 일부 대형주 위주로 주가 상승이 나타나고 있지만 이는 글로벌 트렌드와는 상반되는 현상이다.
글로벌 기술주 관련 주요 상장지수펀드(ETF)를 보면 시총 가중 방식보다 동일 가중 방식의 ETF가 훨씬 좋은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바이오, 인터넷 할 것 없이 기술주 전방위로 나타나고 있다.
쉽게 말해서 신라젠[215600]과 같은 대형주가 여기서 10배 더 상승하기는 어렵지만, 제2의 신라젠, 제2의 한미약품[128940] 등은 앞으로도 더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수급적 이슈로 코스닥 150의 성과가 코스닥 150 동일가중의 성과보다 월등하다. 이런 한국 증시의 특수한 현상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계속 유지되기는 어렵다.
게다가 동일가중 인덱스가 시가총액 가중 인덱스보다 성과가 좋아지는 현상은 랠리 중반 이후로 갈수록 더욱 두드러지는 경향을 나타낸다.
따라서 이번 랠리 이후에는 기술주에 대한 관심을 신약 개발업체 등 중·소형주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지금의 일부 대형 헬스케어에 집중된 상승은 향후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특히 내년 초 이후에는 이런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판단한다.
내년 상반기엔 매출액 급증이 예상되는 중소형 기술주에도 점차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작성자: 김영환 KB증권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
※ 이 글은 해당 증권사와 애널리스트(연구원)의 의견으로 연합뉴스의 편집방향과 무관함을 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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