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기업들 해외에 2조원 은닉 추정
(서울=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에머슨 음난가그와 짐바브웨 신임 대통령이 3개월 안에 해외로 빼돌린 공금을 내놓으면 모두 사면해주기로 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음난가그와 대통령은 성명에서 "내년 2월 사면 기간이 끝나면 철저하게 조사해 엄벌할 것"이라며 "그런 부정행위는 국민을 저버리는 심각한 경제 범죄"라고 밝혔다.
음난가그와 대통령은 군부 쿠데타로 로버트 무가베 전 대통령이 집권 37년 만에 불명예 퇴진하자 지난 24일(현지시간) 새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부패 근절을 선언했다.
그가 정권을 잡자마자 사면 카드까지 꺼내며 해외 은닉자금 환수를 추진하는 것은 경제 재건을 위해 상당한 규모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짐바브웨 중앙은행은 개인과 기업이 해외 은행 계좌에 은닉한 자금이 20억 달러(약 2조1천766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짐바브웨가 2009년 자국 화폐를 포기하고 미국 달러화를 주요 화폐로 도입한 후 대규모 자금 밀반출이 이뤄졌고, 이 때문에 현금 부족으로 암거래 시장이 성행하고 있다고 중앙은행은 분석했다.
또 2000년 백인 소유의 토지를 빼앗아 흑인에게 나눠주는 '농지개혁'을 단행한 뒤 곡물 생산량이 급감하고 서방의 경제 제재까지 받은 탓에 짐바브웨 경제 규모는 반 토막이 난 상황이다.
음난가그와 대통령은 사면 대상이 모든 개인과 기업이라고 밝히면서도 무가베 전 대통령을 축출한 군사작전을 언급해 특정 공인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BBC 방송은 분석했다.
군사작전 중 전직 재무장관이 부패혐의로 체포된 바 있다.
그러나 무가베 전 대통령을 염두에 둔 조처는 아니라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음난가그와 대통령 집권 후에도 짐바브웨 새 지도부는 무가베 전 대통령의 생일을 국가 공식 공휴일로 지정하는 등 극진히 예우하고 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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