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전 보안책임자 "내부 스파이팀 운영" 법정 진술 파문
웨이모-우버 자율차 기술 도용 재판 연기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우버가 해외경쟁사들의 영업기밀을 캐기 위해 전직 CIA 요원 출신들이 근무하는 회사들과 고용계약을 체결하는 등 '내부 스파이팀'을 운영했다는 법정 진술이 나왔다.
샌프란시스코 연방 지방법원은 28일(현지시간) 구글의 자율차 부문 자회사인 웨이모가 우버를 상대로 제기한 '기술 도용' 사건 심리에서 스파이팀 운영과 불법 정보 폐기 의혹을 제기한 우버의 전 보안책임자 리처드 제이콥스의 변호인이 작성한 30쪽 분량의 서한을 증거로 채택했다.
제이콥스는 2016년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우버의 글로벌 보안책임자로 일하다 해고됐다.
제이콥스의 변호인은 서한에서 우버가 해외에서 경쟁사의 기밀을 캐기 위해 CIA 출신 요원들을 채용한 회사들과 고용계약을 체결했을 뿐 아니라 컴퓨터나 다른 전자 기기를 이용한 불법 행위를 은닉하도록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스파이팀의 사내 정식 명칭은 '시장 분석팀'이었다고 한다.
특히 우버는 직원들에게 '위커'와 같은 '사라짐' 기능을 가진 채팅앱을 사용토록 지시했으며, 피츠버그에 보안팀 요원을 파견해 현지 직원에게 회사의 불법 관행이 드러나지 않는 방법에 관한 교육도 했다고 폭로했다.
이러한 주장은 우버가 2016년 5천700만 명의 개인정보 해킹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자체 보안팀을 통해 직원들의 입단속을 했다는 폭로가 나온 지 수일 만에 새롭게 제기된 것으로 우버의 보안 관행에 대한 비난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제이콥스 변호인의 서한은 미국 법무부가 우버의 해외 불법 영업 사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서한과 관련, '웨이모-우버' 사건을 담당하는 윌리엄 알서프 샌프란시스코 연방판사는 이날 "더는 우버 변호인들의 말을 믿을 수 없다"면서 "편지의 내용이 절반만 사실이라 해도 이번 재판을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은 정의에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웨이모는 우버가 모든 관련 증거를 제출하라는 법원과 웨이모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중대한 증거를 은닉하고 있다면서 철저한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재판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미국 법무부가 가지고 있던 이 서한은 샌프란시스코 법원이 판결을 위한 배심원 구성 작업을 시작하기 바로 하루 전에 제출됐다.
우버 변호인단은 그러나 제이콥스 변호인의 서한은 '웨이모-우버' 사건과 관련이 없으며, 제이콥스는 웨이모 기술 절도 사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고 진술했다고 반박했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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