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미군기지 지하수 오염도 조사 결과 공개
(서울=연합뉴스) 김종우 기자 = 서울 용산 주한미군 기지 내 지하수에서 총석유계탄화수소(THP)와 벤젠, 톨루엔 등 유독 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와 외교부는 29일 "우리 정부의 요청에 따라 한·미 SOFA(주한미군지위협정) 합동위원회가 주한미군 용산기지 내·외부 지하수 환경조사 자료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지난해 1월 18일에서 2월 23일까지, 지난해 8월 4일에서 25일까지 2차례 걸쳐 기지 내·외부 지하수 관정 각각 20곳에서 시료를 채취해 총석유계탄화수소(THP)·벤젠·톨루엔·에틸벤젠·크실렌 등 5개 항목을 조사했다.
수질 조사 결과 THP는 기준치(기준치 1.5ppm)를 초과한 곳이 모두 10곳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8월 기지 내부 조사에서 기준치를 12.5배를 웃도는 18.8ppm(B09-248지점)이, 지난해 1∼2월 조사에서는 14.8ppm(B01-870지점)이 각각 검출됐다.
기지 외부 조사에서는 지난해 1∼2월 기준치 17배를 넘는 최고 25.7ppm(BH-16지점)이, 지난해 8월 조사에서는 9.5ppm(BH-06지점)이 각각 나왔다.
발암물질인 벤젠은 기준치(0.015ppm)를 초과한 곳이 모두 11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내부 조사에서 기준치 550배를 넘는 8.258ppm(NMW-01지점)이, 지난해 8월에는 기준치의 671배를 웃도는 10.077ppm(NMW-01지점)이 각각 나왔다. 기지 외부에서도 최고 6.953ppm(BH-34지점)이 검출됐다.
톨루엔은 모두 4곳에서 기준치(1ppm)를 초과했다. 지난해 1∼2월 기지 내부 조사에서 최대 7.614ppm(B01-870지점)이 나왔다.
에틸벤젠은 기준치(0.45ppm)를 웃도는 곳이 20곳 가운데 8곳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2월 기지 내부 조사에서 최대 2.415ppm(B09-252지점)이, 지난해 8월 조사에서는 2.897ppm(B01-874지점)이 각각 검출됐다.
한·미 SOFA 합동위원회는 "주한미군 기지와 관련된 환경문제에 관한 건설적인 협의를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SOFA 합동위원회의 조사 결과 공개는 녹색연합 등 시민·환경단체들이 오염도 조사 결과 공개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환경부는 서울시·주한미군과 함께 SOFA 환경분과위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2014년 11월 용산기지 내외부 지하수 조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정부는 미군 측과 협의가 필요하다며 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고 이에 녹색연합 등 시민·환경단체들이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정보 공개를 이끌어냈다.
jo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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