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에 자외선 쬐면 뇌 기능 저하…동물실험서 확인"

입력 2017-11-29 15:07   수정 2017-11-29 16:17

"피부에 자외선 쬐면 뇌 기능 저하…동물실험서 확인"

서울대병원 피부과 연구결과, 자외선이 스트레스 호르몬 생성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햇빛에 포함된 자외선이 뇌 기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동물실험을 통해 보고됐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정진호 교수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자외선이 피부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을 만들고, 이 호르몬이 뇌에 영향을 미쳐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뇌 부위인 해마의 신경섬유 생성을 감소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팀이 생쥐 피부에 2주간 총 6회 자외선을 쬐게 한 후 뇌의 해마에서 새로 만들어지는 신경섬유의 양과 신경을 연결하는 시냅스 단백질 변화를 관찰한 결과다. 해마는 우리 몸에서 기억력과 인지기능 등을 담당하는 부위로, 항상 새로운 신경섬유를 생성시킨다.

연구팀에 따르면 자외선을 피부에 쬔 생쥐는 정상 생쥐와 비교했을 때 신경섬유 양과 시냅스 단백질(NMDAR2A, PSD-95) 발현이 유의하게 감소했다. 신경을 형성하는 중요 인자인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도 감소했다.

또 자외선을 쬔 생쥐의 혈액에는 피부에서 생성된 코티솔의 양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이 혈액을 타고 뇌에 작용해 해마의 인지기능을 저하시킨 것으로 연구팀은 해석했다.

즉, 스트레스를 받으면 기억력과 인지기능이 나빠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외선을 받으면 기억력이 떨어지고 머리가 나빠질 수 있다는 결과라고 연구팀은 의미를 부여했다.

정 교수는 "자외선이 기억력과 인지기능을 감소시키는 많은 원인 중 하나일 수 있다는 것"이라며 "외출할 때에는 항상 선크림 등을 발라 자외선에 의한 뇌 기능 손상을 최소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됐다.

jand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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