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그만두면 KBO 총재 하고 싶어"…꿈 이룬 정운찬 전 총리

입력 2017-11-29 16:06  

"총장 그만두면 KBO 총재 하고 싶어"…꿈 이룬 정운찬 전 총리

11세때 본 스탠 뮤지얼 기억…미국 유학 시절 야구에 푹 빠져

야구에 관한 전문적 지식 자랑…2013년에는 야구 에세이 출간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내가 하고 싶다고 해도 시켜주지 않을 것 같은데…KBO 총재 자리는 정치적 역량이 있어야 한다. 야구 사랑만으로는 할 수 없는 자리다."

29일 KBO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신임 총재로 추천받은 정운찬(70) 전 국무총리는 서울대학교 총장 임기를 마친 뒤 2006년 강단에 복귀한 첫날 학생으로부터 'KBO 총재에 뜻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한국 프로야구 수장 직에 대한 희망을 숨기지 않은 셈이다.

서울대 총장 재임 시절 그는 메이저리그 7대 커미셔너로 재직한 바틀릿 지아마티가 예일대 총장을 지냈다는 점을 들어 "서울대 총장을 그만두면 KBO 총재를 해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만간 서면 결의 방식으로 총회를 통과하면, 정 전 총리는 오랜 시간 마음에 품었던 KBO 총재가 돼 2018년 1월 1일부터 3년 동안 한국 프로야구를 이끈다.

정 전 총리는 이름난 '야구광'이다.

서울대학교 교수 시절, 학생들은 정 전 총리의 수업을 받다가 '숫자의 향연'에 지치면 야구에 관한 질문을 던지곤 했다.

딱딱한 경제학 수업시간도 '야구 이야기에 신난' 교수님과 함께라면 30분, 1시간씩 금방 지나갔다.

정 전 총리의 야구 지식은 어지간한 야구 마니아도 두 손 두 발 다 들 정도다.




그는 11살이던 1958년 10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메이저리그 구단으로는 처음 방한했을 때 본 강타자 스탠 뮤지얼의 모습을 기억한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길에 올라서는 메이저리그에 빠져 학업에 지장이 있을 정도였다.

자신도 "야구경기에 빠져 프린스턴대 박사과정 졸업이 1∼2년은 늦어졌다"고 인정한다.

미국 유학 당시에는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가까운 뉴욕 양키스를 응원했다. 그가 꼽는 역대 최고의 메이저리그 팀은 1977년 월드시리즈 우승 당시의 양키스이며, 좋아하는 선수는 강타자 레지 잭슨이었다.

정 전 총리의 '야구 사랑'은 자연스럽게 KBO로 이어졌다.

충청도 출신인 정 전 총리는 1982년 프로야구 출범 당시 연고 팀이었던 OB 베어스를 응원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지속해서 애정을 쏟는다.

두산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잠실야구장에서 그를 만나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다.

2013년에는 한 신문사의 요청으로 두산과 넥센 히어로즈의 준플레이오프 경기 총평을 했다. 이때 정 전 총리는 김현수의 1루수 기용을 지적하는 등 전문적인 지식을 자랑했다.

또한, 2013년에는 야구를 주제로 한 '야구예찬'이라는 제목의 에세이를 발간했다.

그는 책에서 "공이 직구든 변화구든 그것이 야구와 함께한 내 삶의 종적이자 모두와 함께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희망의 메시지로 읽혔으면 좋겠다", "프로야구는 시즌 중 100경기를 훨씬 넘게 치르기 때문에 승리와 패배는 항상 존재하고 선수들 역시 추락과 반동을 거듭하며 한 해를 버텨낸다. 오늘 이기든 지든 시즌은 계속된다. 마치 우리의 인생처럼…."이라고 야구를 통해 인생철학을 내보였다.

4b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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