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매년 어린이 16만9천명 가짜 폐렴 치료제로 숨져"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세계보건기구(WHO)는 29일(현지시간) 저개발국가에서 유통되는 의약품 10개 중 1개는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가짜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WHO는 이날 펴낸 보고서에서 빈곤, 저개발국에서 가짜 의약품 때문에 말라리아, 폐렴 등 신속한 치료가 중요한 질병에 걸린 환자들이 치명적인 위험에 놓여 있다고 우려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아이들을 치료하려고 끼니까지 포기한 어머니가 가짜 약 때문에 아이들이 죽는 상황을 상상해보라"며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WHO는 2013년부터 가짜, 저질 의약품 4만8천여 개와 관련된 1천500여 건의 보고 사례를 분석했다.
문제가 된 의약품의 65%는 말라리아 치료제, 항생제였다.
WHO는 매년 7만2천∼16만9천명의 어린이가 저질 의약품 때문에 폐렴에 희생되고 있으며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11만6천명이 가짜 말라리아 치료제로 숨지고 있다고 밝혔다.
가짜 의약품은 당국의 승인을 받지 않은 것으로 성분 함량이 기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것들이다.
WHO는 2013년 연구 시작 이후 드러난 가짜, 저질 의약품 사례는 빙산의 일각이라며 세계화로 인해 의약품 규제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가짜 의약품을 유통하는 조직들은 생산 시설과 포장 시설을 각각 다른 나라에 두고 제3국에서 제품 포장을 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피하면서 조세회피처에 설립한 회사를 통해 거래하는 식으로 감시망을 피하고 있다.
WHO는 "가짜 의약품은 전 세계적 문제"라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각 나라가 지역적으로, 세계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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