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두 주최 대담 영상에서 국정원 前직원 김상욱씨 주장
정해구 "원세훈, 정부 비판하는 사람 적으로 생각하고 제압하려해"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이명박 정부 시절 류우익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 국가정보원 직원들을 소집해 '헌법 교육'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직 국정원 직원인 김상욱씨는 29일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제작하는 영상대담 '민병두의 문민시대'에 출연해 이같이 전했다.
김씨는 국가정보원의 댓글 활동을 외부에 알리는 과정에서 내부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지난해 무죄 확정을 받은 바 있다.
김씨는 대담에서 "저는 20여년을 국정원에서 일했는데,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 류 전 비서실장이 갑자기 직원들을 순차적으로 소집해 헌법교육을 하더라"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분이 굉장히 고압적인 자세로, '너희가 이 정부를 거스르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결연한 자세로 강연을 하더라"라며 "이 정부가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민 의원이 "청와대 비서실장이 국정원에 와서 사상교육을 한다는 것은 굉장히 충격적"이라고 말하자, 김씨는 "서기관 이상은 모두 교육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에 대해서도 "직원들을 '삼청교육대'에 보내 인격적인 모멸을 주면서 '이렇게 밟아도 사표 내는 놈 하나 없다'라는 얘기를 하더라"라고 전했다.
이날 대담에는 정해구 국정원 개혁발전위원장도 출연했다.
정 위원장은 원 전 원장에 대해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이나 정부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더라. 적을 제압하기 위해 뭔가를 해야 한다는 사고 방식을 가진 것 같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국정원 개혁방안과 관련해서는 "우선 국회 정보위에 자주 보고를 하도록 하고 세세한 것까지 통제를 받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 또 예산결산특별위에서도 (예산을) 통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는데, 너무 많은 사람이 정보를 알게 되는 문제가 있어 이에 대해서는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꼭 비밀을 지켜야 하는 사안이 아니라면 감사원이 국정원의 일반예산을 통제하는 방안이라든지, 이런 방식을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정 위원장은 민 의원이 '국정원 존안 보고서나 사찰 보고서에 정 위원장 본인의 이름이 나오는지 살펴보지 않았나'라고 묻자 "학자들 이름은 나오더라. 조국 교수의 이름도 있었다"며 "제 이름도 나오는 것 아닌가 했는데 (없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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