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증시는 다음 달에 실적 시즌(기업 실적 발표 기간)에 진입한다. 지수와 업종 투자 때 이제 '기대'에서 벗어나 '현실'을 봐야 한다.
첫째, 올해 코스닥시장의 순이익은 7조1천억원으로 현재 시가총액(280조원)을 고려하면 주가수익비율(PER)이 39.4배로 2015년 3분기 실적 고점 당시와 같다. 12개월 예상 PER은 코스닥이 18.5배로 코스피(9.3배)의 2배에 달한다. 두 시장의 격차는 2001년 이후 가장 크다.
둘째, 올해 국내 증시에서 정보기술(IT)과 헬스케어의 공통점은 주도주라는 점이다. 그러나 올해 3분기까지 IT의 누적 순이익은 46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1% 증가했지만 헬스케어는 1조9천억원으로 7% 감소했다. IT는 '현실', 헬스케어는 '기대'를 기반으로 한 주도 분야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올해와 내년 코스피 순이익 추정치가 동반 상향 조정되고 있다. 그러나 코스닥의 올해 순이익 추정치는 하향 조정돼 다음 달에 가치평가(밸류에이션)와 실적에 대한 경계심리가 고조될 가능성이 크다.
셋째,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고PER주인 코스닥보다 저PER주인 코스피 상승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미국 연방기금 선물시장의 12월 기준금리 인상 확률은 92%에 이른다. 최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와 코스피-코스닥의 3개월 누적수익률 격차 간 추이가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미국 시중금리가 오르면 2010년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한 두 지수 간 누적수익률 격차는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넷째, 연말이라는 계절적 특성을 고려하면 배당도 중요한 투자지표로 꼽힌다. 코스피100과 코스닥100의 배당성향은 각각 22%와 17%로 차이가 큰 편이다.
현재 코스피100의 12개월 예상 잉여현금흐름(FCF)은 작년보다 30% 늘어난 95조원으로 추정된다. 이를 고려하면 배당 재원 확대는 배당금 증가 기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높아질 것이다.
배당성향이 낮았던 2010∼2012년 국내 기관투자의 12월 코스피100 순매수 금액은 11월보다 확연히 감소했지만, 배당성향이 높았던 2014년부터 작년까지는 순매수액이 12월에 증가했다.
결론적으로 12월은 밸류에이션과 실적, 금리, 배당 등 모든 측면을 고려하면 코스피 대형주 중심의 대응 전략이 필요한 시기다.
(작성자 :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 duke7594@hana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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