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화성-15' 탄두부 둥글고 뭉툭…다탄두장착 염두둔듯

입력 2017-11-30 10:04   수정 2017-11-30 17:14

北 '화성-15' 탄두부 둥글고 뭉툭…다탄두장착 염두둔듯

미사일 길이 21m로 늘고 직경도 커져…2단추진체 보조엔진 4∼6개 장착 관측도

"화성-14형 개량" vs "새로운 형태 ICBM" 분석 엇갈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북한이 29일 새벽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은 재진입체 부분을 다탄투 장착 형상으로 제작하는 등 기존 화성-14형과 상당히 다른 모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매체는 30일 화성-15형 발사 장면 등을 담은 여러 장의 사진을 게재했고, 군과 정보당국은 이런 사진을 토대로 화성-15형의 제원 등을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화성-15형의 재진입체가 들어 있는 탄두부가 둥글고 뭉툭해진 모양이다. 지난 7월 두 차례 발사된 ICBM급 화성-14형이 뾰쪽한 탄두부를 가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둥글고 뭉툭해진 탄두부는 다탄투를 장착하는 것까지 염두에 두고 설계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재진입체가 들어 있을 보호 덮게는 다탄두까지 계산해서 향상을 설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렇다고 화성-15형이 다탄두를 장착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과 러시아 등에서 실전 배치한 ICBM과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1기의 미사일에 여러 개의 탄두를 장착하는 '다탄두재돌입체'(multiple reentry vehicle) 형태이다. 미국 해군의 SLBM인 포세이돈 미사일, 미 공군의 ICBM인 미니트맨Ⅲ 등이 대표적이다.

1기의 미사일에 1개의 탄두만 있으면 지상에서 요격하면 끝인데 대기권 내에 진입하면서 여러 개의 재돌입 운반체가 각각의 표적을 향해 날아가면 요격률이 그만큼 낮아진다. 북한도 장래 다탄두 ICBM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이번 화성-15형에서 엿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화성-15형은 동체 길이가 화성-14형(길이 19m)보다 2m가 늘어난 21m로 분석됐다. 이동식발사차량(TEL)의 차축이 9축으로 늘어난 것도 동체 길이가 커졌기 때문이다. 화성-14형은 차축이 8축이다. 중국제 TEL을 북한이 모방해 새롭게 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1단에 화성-14형에 사용한 백두산 엔진 2개를 클러스팅(결합)해 직경도 커진 것으로 관측됐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선임분석관은 "화성-14형은 백두산 엔진 1개를 장착했지만, 화성-15형은 백두산 엔진 2개를 장착해 직경도 1.7m에서 2m가량으로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2단 추진체는 완전히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직경이 화성-14형보다 커진 것으로 미뤄 주엔진에 버니어 엔진(보조엔진)을 4∼6개가량 단 것으로 추정됐다. 출력을 높여주는 추진제를 넣는 연료통 용량도 키웠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장영근 교수는 "2단 로켓의 엔진이 바뀐 것으로 보인다"며 "추진제 양을 늘리고자 연료통을 키웠고, 버니어 엔진도 6개를 달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고체 엔진인지는 확인이 안 된다"고 말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2단을 새롭게 교체한 것으로 보이고 북한이 어제 발표한 비추진력이 높은 발동기는 이것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비추진력은 얼마나 빨리 적은 양으로 많은 추진력을 만들어 내느냐는 의미인데 2단이 액체인지 고체인지는 좀 더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종우 선임분석관은 "2단 추진체에 케이블 덕트 2개가 식별되는데 이는 2단 추진체가 액체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케이블을 밖으로 빼내 덮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화성-15형이 북한의 주장처럼 그간 공개된 것과 다른 새로 개발한 ICBM인지, 기존 화성-14형을 개량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분석이 엇갈린다.

장 교수는 "북한이 7월 말부터 엄청나게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면서 "두 달간 새로운 엔진을 개발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화성-14형을 베이스라인으로 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도 "화성-15형은 화성-12형의 아류이자 화성-14형의 2단만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신 선임분석관은 "1단 엔진과 2단 엔진이 모두 변화됐고, TEL의 차축도 전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9축으로 제작한 것을 볼 때 완전히 새로운 미사일"이라고 다른 견해를 나타냈다.

three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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