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십자위 "경유 75만ℓ구입해 임시방편 공급"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와 주변국의 예멘 봉쇄 조치가 부분적으로나마 해제됐지만, 인도적 위기를 해소하기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29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사우디 등의 봉쇄조치로 인해 예멘 9개 도시에서 물을 퍼 올리고 위생 관리를 하는 등 상수도를 작동시킬 연료가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에 따르면 현재 에멘에서는 250만명 이상이 깨끗한 물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ICRC는 급한 대로 경유 75만ℓ를 구매해 후데이다와 타이즈 두 도시에서 상수도를 작동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롤랑다 자크메 ICRC 대변인은 "이를 통해 두 지역의 상수도를 한 달가량 작동시킬 수 있다"면서 "궁여지책"이라고 말했다.
ICRC 중동담당국장 로베르토 마르디니도 트위터를 통해 "이렇게 해서는 안되고 연료 수입이 재개돼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예멘에 일부 남아있는 연료는 오직 암시장에서만 거래되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상수도 당국조차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는 약 95만 명이 콜레라에 걸리고 700만명이 아사 위험에 처한 위기 상황을 더 심각하게 만들 전망이다.
더구나 예멘 각 도시는 인구 밀도가 높아 깨끗한 물이 부족할 경우 오염된 물이나 음식 등을 통해 전파되는 콜레라가 퍼질 가능성이 더 커진다.
예멘에서는 최근까지 약 2천200명이 콜레라로 목숨을 잃었으며 또 다른 수인성 질병 창궐 우려까지 대두하고 있다.
사우디는 이달 4일 예멘 반군 후티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보복으로 예멘의 모든 항구와 공항, 육로 국경을 봉쇄했다가 약 3주 만인 지난 26일 부분적으로 해제했다.
예멘 내전은 2015년 3월 사우디 개입으로 국제전으로 비화했으며 극심한 인도주의 위기를 불렀다.
지금까지 8천600여명이 폭격과 교전 등으로 숨졌고, 약 700만명이 전적으로 구호 식량에 의존하고 있다. 또한 극심한 영양실조로 약 40만명의 어린이가 목숨을 위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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