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귀 재료 응용' 60년 이어진 지질분석법 바꾼다

입력 2017-11-30 12:00  

'기저귀 재료 응용' 60년 이어진 지질분석법 바꾼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신개념 마이크로 칩 개발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바이오융합분석본부 생의학오믹스연구팀 방글 연구원·김영환 박사·김정아 박사 연구팀이 고흡수성 수지와 마이크로 칩 기술을 응용한 새로운 지질(脂質) 분석 기법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지질은 생체를 구성하는 주요 유기 화합물이다. 물에는 녹지 않으나, 유기 용매에 녹는 게 특징이다.

지질에는 지방·지방산·스테로이드·당지질·지방단백질 등이 있다.

지질을 물에서 분리하는 데에는 현재 '액상-액상 분리법'을 주로 사용한다.

액체상태 시료에 유기 용매를 넣어 지질과 물을 분리하는 방법이다.

이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다 분리 층에서 지질을 추출하는 과정에서 시료 오염·손실 가능성이 크다.


연구팀은 기저귀 재료로 흔히 쓰이는 고흡수성 수지의 특성을 이용했다.

고흡수성 수지는 수용액을 흡수해 고분자 겔로 변하면서도 유기 용매는 빨아들이지 않고 별다른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

이를 응용해 겔 속에 흡수된 지질을 유기 용매로 빠르게 녹이는 '고체-액체 층분리법'을 고안했다.

아울러 미세유체기술을 이용해 소형 마이크로 칩에 고흡수성 지질추출 원리를 적용했다.

많은 시료를 효과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기를 만든 셈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지질을 10분 만에 추출할 수 있다.

저렴한 소형 키트와 고속·대량 시료 추출을 위한 자동화기기 개발에도 적용할 수 있다.


추출효율도 우수해 혈액이나 세포 같은 수용액 기반 극미량의 시료에서도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연구원 측은 설명했다.

김정아 KBSI 박사는 "60년 가까이 한 가지 방법에 머물러 있던 지질추출 방법에 있어 새로운 전환이 될 것"이라며 "다양한 분석 전처리 과정뿐 아니라 지질을 바이오 마커로 활용하는 질병 진단키트 등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후속연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정석 교수가 공동연구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논문은 '분석화학' 22일 자 온라인에 실렸다.

wald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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