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서 '성공의 숨은 비결' 특강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성공의 필요조건이 전문성이라면 충분조건은 좋은 사람이 되는 겁니다. 좋은 사람이 되기로 마음먹는데 5분이면 충분하니 몸에 밸 때까지 실천하세요. 도와주는 사람 없이 성공하는 사람은 없거든요."
올해 코스피 상장으로 대한민국 주식 갑부 대열에 이름을 올린 '자수성가형 경영자' 서정진(61) 셀트리온 회장은 30일 한양대에서 열린 '성공한 사업가의 숨은 비결' 특강에서 성공의 비결로 먼저 '운'을 꼽았다.
한 사람의 운이 좋다는 것은 곧 복을 받았다는 건 데 복을 받기 위해서는 스스로 '복 받을 짓'을 해야 한다는 게 서 회장의 지론이다. 그러다 보면 위기가 찾아왔을 때 주변에서 예상치 못한 도움을 받는다는 것이다.
회사가 부도 위기에 처했을 때 친구가 선뜻 15억 원을 내준 것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한반도 위기감이 고조됐을 때 외국 투자은행으로부터 거액의 투자금을 받아낸 것도 그들이 자신을 좋아해 줬기 때문이라고 서 회장은 말했다.
실력이 있어도 똑똑한 척하지 말고, 남의 잘못을 지적하기보다는 남의 장점을 칭찬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가급적이면 거짓말하지 말고…. 이러한 것들을 지키는 사람이 서 회장이 말하는 '좋은 사람'이라고 한다.
물론 운이 따라준다고 모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서 회장은 전 세계 어디에다 내놔도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전문성은 반드시 석·박사 등 학위에서 오는 게 아니라고 했다.
약학·의학, 생명공학 지식이 전무하던 서 회장은 독학으로 제약업계에 필요한 전문성을 쌓았다. 약학 논문을 찾아 읽었고, 일대일로 해부학 수업도 들었다. 사설 교육업체의 인터넷강의를 세 번이나 반복 수강하며 생물학을 공부했다.
서 회장은 "관련 학위는 없어도 전 세계 제약업계에서 '서정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며 "나도 이렇게 했는데 하물며 대학에서 4년 전공한 사람들이 못할 게 무어냐"며 호탕하게 웃었다.
대한민국 성공신화에 족적을 남긴 서 회장이 꽃길만 걸어온 것은 아니다. 서 회장은 만 32살에 대우그룹에서 최연소 임원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1997년 IMF 외환위기 후 회사를 떠나야만 했다.
서 회장은 우여곡절 끝에 회사 후배 6명과 2002년 셀트리온을 설립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무려 9년 동안 은행의 빚 독촉에 시달릴 때는 해가 뜨는 게 두려웠던 적도 있었다고 한다. 검찰 조사를 받느라 2년간 출국금지를 당한 적도 있다.
서 회장은 "이제 제약 사업에 뛰어든 지 17년, 셀트리온을 설립한 지 15년이 됐는데 세계 제약회사 서열로 따지면 15위"라며 "전 세계에서 셀트리온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회사가 발전했다"며 자랑스러워 했다.
"관 뚜껑을 닫기 전까지 실패라는 건 없어요. 성공하지 않았을 뿐인 겁니다. 불가능하다는 말도 쓰지 마세요. 아직 답을 못 찾았을 뿐입니다. 고통의 터널이 끝나면 반드시 빛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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