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하얼학회 포럼 개최…"中,북미충돌 막기위해 특수역할 발휘해야"
(베이징=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 29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발사 도발로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중국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이 30일 한자리에 모여 북핵해법을 논의했다.
민간자본으로 설립됐지만 중국의 외교·국제 관계분야 주요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차하얼(察哈爾)학회는 이날 베이징(北京)에서 캄보디아 비정부기구 '평화와 충돌 연구센터'(CPCS)와 공동으로 포럼을 열고 난상토론을 벌였다.
'대화를 통한 상호 이해증진과 한반도 갈등에 대한 평화적 접근'을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 장롄구이(張璉괴<王+鬼>) 중국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 교수는 북핵문제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중국은 여전히 1950~1960년대 북한을 생각하거나 주관적으로 상상하고 있는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북한이 강한 미국을 상대하기 위해 핵무기를 개발한다는 관성적인 인식은 맞지 않다"면서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은 단순한 안보 불안 때문이 아니라 (핵무기를 이용해 한반도) 통일을 추구하고 세계로 하여금 북한을 두려워하도록 하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중국이 대북 원유공급 중단이라는 압박수단을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북한의 핵 개발 추진 속도와 중국 정부의 결심에 달려있다고 본다"면서 "북한이 계속 핵 개발을 추진하면 원유공급을 중단하는 것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칭궈(賈慶國)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원장은 "북핵문제는 다른 나라보다 중국이 더 많이 연관돼 중국이 더 큰 책임과 노력으로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자 원장은 "평화로운 방식만으로는 부족하다"면서 "중국이 압박을 강화하는 한편 안전 보장과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당근과 채찍이 필요하다"면서 "중국이 '평화적인 해결 방식'을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지만 문제가 더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쑤하오(蘇浩) 중국외교학원 교수는 북한의 화성-15형은 한층 개선된 무기라면서, "차후 평가를 거쳐야하겠지만 한반도 정세를 임계점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관련국들이 위기해소 방안을 논의해야 하고 중국은 쌍방 충돌을 막기위해 특수한 역할을 발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훙위안(洪源) 중국사회과학원 미국연구소 연구원은 "화성-15형이 매우 높은 고도로 발사된 것은 북한이 한국과 일본을 과도하게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인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훙 연구원은 "세계의 군사대국을 모두 포함하는 6자회담 외에 다른 해결방안을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6자회담 재개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닝푸쿠이(寧賦魁) 전 주한중국대사는 "한반도 갈등의 원인은 북미간 대립에 있다"면서 "북미 대화를 전개하는 것이 중요하고 관계 개선이 어렵겠지만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닝 전 대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 안정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이런 상황일수록 냉정과 자제로 대처해야 하며 강경한 수단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면서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이 여전히 현실적이고 실행 가능한 대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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