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에 "공항·항구 봉쇄 완화" 촉구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2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예멘의 인도적 위기를 해결하려면 예멘 항구와 공항에 대한 봉쇄를 완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국 총리실은 30일 "메이 총리가 사우디 지도자들을 만나 예멘의 인도주의적 재앙을 피하려면 상업적 물품의 예멘 유입이 반드시 재개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발표했다.
메이 총리는 전날 밤 사우디에 도착한 직후 살만 사우디 국왕과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회담했다.
그는 사우디 방문에 앞서 BBC방송과 인터뷰에서 예멘의 인도적 위기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는 29일 "예멘에서 진행되는 인도적 위기를 매우 우려한다"면서 "특히 요즘 들어 더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밤(29일) 사우디 정부에 인도적 구호를 위한 선박과 상선이 입항하도록 호데이다 항을 재개하라는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겠다"고 강조했다.
예멘 남서부 호데이다 항은 예멘 반군이 장악한 곳으로, 인도적 구호가 가장 필요한 지역으로 꼽힌다.
사우디는 반군의 미사일 발사를 이유로 이달 6일 예멘의 모든 공항과 항구를 봉쇄했다가 국제적 비판이 높아지자 26일 호데이다 항의 입항을 재개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현지 구호단체들은 여전히 구호 선박 입항이 제한적이라고 항의하고 있다.
영국의 이런 태도는 이율배반적인 측면이 있다.
올해 9월 국제앰네스티가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2015년 3월 예멘 내전 발발 이후 영국은 내전에 무력 개입한 사우디에 37억 파운드(5조5천200억원)의 무기 라이선스 수출을 허가했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영국은 48%를 사우디에 팔았다.
사우디가 이 기간에 사들인 재래식 무기의 80%는 미국과 영국에서 왔다.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의 한 관계자는 이달 9일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에 "영국이 사우디에 무기를 제공하는 일은 상당한 이익이 되는 무역 거래일 수 있지만 끔찍한 범죄를 돕고 사주하는 위험을 무릅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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