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폴리텍大 물 건너가나…지자체 148억 분담 '고민'

입력 2017-12-04 08:01  

보은 폴리텍大 물 건너가나…지자체 148억 분담 '고민'

보은군 분담금 지원 요청에 충북도 난색…2년째 답보

함께 선정된 4곳은 정상궤도…"백지화 될라" 우려도



(보은=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보은산업단지에 들어설 예정인 한국폴리텍대학 보은캠퍼스 건립이 차질을 빚고 있다.

사업비 30%를 보은군에서 대야 하기 때문인데, 무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4일 보은군 등에 따르면 고용노동부와 한국폴리텍대학은 2년 전 보은을 포함해 경북 영천, 경기 파주, 경남 밀양, 충남 서천 5곳에 새 캠퍼스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보은캠퍼스는 2021년까지 보은산업단지에 들어서게 된다. 땅 제공을 약속한 보은군은 작년 6월 이 산업단지 안 7만7천950㎡를 '학교부지'로 바꿨다.

그러나 순탄하게 진행되는 듯하던 사업은 지난해 예산 분담 문제가 불거지면서 급제동이 걸렸다.

정부는 폴리텍대학의 난립을 막기 위해 새로 캠퍼스를 조성할 경우 사업비의 30%를 지방비로 분담하도록 했다.

이후 이런 내용이 담긴 '공공직업훈련시설 설립 및 심의규정'이 만들어졌고, 대학 측은 이를 근거로 보은군에 이행을 약속하는 확약서 제출을 요구했다.

재정 형편이 녹록지 않은 보은군은 고심 끝에 지난 4월 뒤늦게 확약서를 냈다. 493억원으로 추정되는 사업비 중 148억원(30%)을 부담하겠다는 약속이다. 군은 이 약속을 하면서 내심 충북도 지원을 기대했다.

하지만 믿었던 도가 난색을 표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보은군은 '낙후지역'으로 분류돼 충북도 균형발전 특별회계의 지원을 받는다. 올해부터 2021년까지 추진되는 3단계 사업에는 253억원이 투입돼 복합문화시설 건립, 한옥마을 조성, 속리산휴양관광지 조성 등을 추진하게 된다.

도는 이 중 복합문화시설 건립계획을 접는 대신 해당 예산(71억원)을 폴리텍대학 유치에 쓰라고 권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복합문화시설은 운영비 부담이 과다할 것으로 예상돼 사업 추진이 보류된 상태"라며 "이 사업을 포기하면 분담금의 절반이 넘는 여윳돈이 생긴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이미 학교부지를 사들이고, 미술관 전시품까지 확보한 보은군은 그러기에는 너무 늦었다며 추가 도비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복합문화시설은 속리산 관광 활성화 계획에 따라 구상됐고, 이미 군의회 승인까지 났다"며 "전략사업을 포기하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물러설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군은 최근 폴리텍대학 측에 분담금액이 100억원 이내가 되도록 사업규모를 350억원 아래로 줄여라는 건의도 했다.

부담을 줄여 충북도를 다시 설득하겠다는 의도에서다.

도와 군이 승강이를 벌이는 사이 영천 캠퍼스는 착공을 눈앞에 뒀고, 파주·밀양·서천 캠퍼스는 실시설계 중이거나 설계비가 반영되는 등 속도가 붙고 있다. 자칫 보은캠퍼스만 낙오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폴리텍대학 관계자는 "신설 캠퍼스 5곳 중 보은만 진행이 더딘 상황"이라며 "기간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지방비 부담이 늦어질 경우 사업 백지화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bgi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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