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프로농구 서울 삼성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 리카르도 라틀리프(28)의 특별귀화 절차에 제동이 걸렸다.
30일 대한민국농구협회와 소속 구단 등에 따르면 라틀리프의 귀화 신청 건은 이달 중순 법무부 국적심의위원회에서 보류됐다.
미국 국적인 라틀리프는 2012년 울산 모비스부터 한국과 인연을 맺어 뛰어난 기량을 보였고, 올해 1월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한국 국적을 취득해 국가대표로 뛰고 싶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귀화가 추진됐다.
농구협회와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은 남자 농구대표팀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9월 라틀리프의 특별귀화 추진에 합의하고 후속 절차를 밟아왔다.
특별귀화안이 9월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하며 원활하게 진행되는 듯했지만, 라틀리프의 위법한 행위가 있다며 귀화하면 안 된다는 타인의 청원서가 제출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KBL과 삼성은 일단 관련 사실관계가 없다는 취지의 서류를 제출하고 상황을 주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라틀리프가 한국 국적을 취득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리게 됐다.
내년 2월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 예선부터 라틀리프의 합류를 기대했던 대표팀으로선 우려스러운 소식이다.
농구계에선 이런 상황이 지난해 여자농구 첼시 리의 '혈통 사기' 사건과 무관치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첼시 리는 할머니가 한국 사람이라는 이유로 국내 선수 자격을 얻어 여자프로농구에서 활약했고, 지난해 특별귀화를 추진하고 국가대표 선발 움직임까지 있었으나 이 과정에서 제출한 서류가 위조된 의혹이 불거져 검찰 수사로 이어졌다.
검찰은 첼시 리가 한국여자농구연맹과 법무부에 제출한 출생증명서 등이 위조된 것으로 결론 내렸고, 그는 영구제명됐다.
이상민 삼성 감독은 이날 저녁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전자랜드와의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첼시 리 사건이 이슈가 워낙 컸던 터라 더욱 민감해지고, 확실히 하자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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