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묶였던 韓여행객들 전세기 보자 안도…"집에간다니 너무 다행"

입력 2017-12-01 01:26   수정 2017-12-01 01:33

발묶였던 韓여행객들 전세기 보자 안도…"집에간다니 너무 다행"

인니 수라바야공항서 266명 귀환길…"안전하게 모시겠다" 당국자 말에 "감사" 연발

(수라바야<인도네시아>=연합뉴스) 외교부 공동취재단·조준형 기자 = "너무 감사합니다."

천혜의 관광지 인도네시아 발리에 갔다가 화산 분화라는 악재를 만나 발이 묶였던 우리 국민들은 30일 밤(현지시간) 정부가 투입한 전세기가 수라바야 공항에 도착하자 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전세기에서 내린 우인식 외교부 재외동포영사국 심의관이 "고생 많으셨다. 안전하게 모셔다 드리겠다"며 한 명 한 명에게 인사하자 안도의 한숨과 함께 감사의 인사를 연발했다.

행복한 여행길이 천재지변 때문에 최악의 고생길로 바뀌면서 며칠간 계속됐던 불안과 불편, 짜증에 일순 가시는 순간이었다.

이날 전세기편으로 귀국길에 오른 266명의 우리 국민은 화산 분화로 발리 공항이 폐쇄되는 통에 대부분 예정한 날 귀국을 하지 못한 채 공항과 그 주변에서 불안한 시간을 보냈고, 결국 29일 300km 떨어진 수라바야 공항까지 버스로 15시간여 이동하는 '겹고생'을 했다. 한 여행객은 극심한 피로로 신경이 예민해진 탓인지 언론의 취재에 "왠 인터뷰냐"라며 항의를 하기도 했다.

한국 취재진을 만난 시민들은 황망했던 시간을 회상하며 그리던 집으로 돌아가게 된 소감을 말했다.

60세 여성 이모 씨는 "집안 모임으로 발리에 왔다"며 "내 집에 가는 것보다 더 좋은 게 어디 있나"라고 말했고 용인에 사는 초등학생 최모(10)군은 '화산 때문에 위험하다는 말을 들었을 때 어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좀 놀랐는데, 처음에는 아무 문제 아닌 걸로 알았는데 거의 폭발하려고 그런다고 하니깐 정말 놀라서 울고 싶었다"며 "지루하긴 했지만 괜찮았다"고 밝혔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김모 씨는 "굉장히 불안했다. (전세기가) 오더라도 다 탈 수 있을지 불안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고, 서울 마포구에 사는 류모 씨는 "약 4일 정도 딜레이(출국 일정 연기)가 됐다"며 "원래 회사에 돌아가서 이번 달(11월) 안에 마무리해야 하는 일이 있었는데 못하는 상황이고, 돌아가서 사정을 봐야겠다"고 말했다.

35세 백모 씨는 "한국에서 오기 전까지 들었던 것은 분화 조짐이 있지만 몇 달째 저러고 있다고 해서 이번에도 별일 없겠지 하는 생각이 컸다"며 "정말 처음에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비행기 결항 소식 들은 이후 '우리 비행기는 어떻게 되지'하는 생각에 정말 마음 졸였다"고 말했다.

백 씨는 "28일 새벽 출국 예정이었는데 29일로 미뤘다가 그것도 결항돼서 여기까지 오게 됐다"며 "회사에 연락해서 (휴가를 연장하게 된데 대해) 남은 연차를 소진하겠다고 했다"고 사정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한국으로 간다고 하니 너무 다행이다"라며 "티켓을 바꿔보고, 시간도 바꿔보고 참 시행착오가 많았다"고 소개했다.

세계적 휴양지인 발리 섬 최고봉인 '아궁 화산' 분화가 25일 오후부터 본격화하면서 발리 공항이 정상 가동되지 못함에 발리를 오가는 인도네시아 국내외 항공편이 줄줄이 결항되면서 세계 각국 여행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전세기에 몸을 실은 한국 여행객들은 1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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