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 대선 개표 혼전…與 후보 선두탈환에 野 '개표부정'

입력 2017-12-01 03:02  

온두라스 대선 개표 혼전…與 후보 선두탈환에 野 '개표부정'

닷새 만에 88% 개표, 에르난데스 대통령 42.4% vs 야권 연합후보 41.7%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중미 온두라스의 대선 집계가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닷새째 대선 집계가 진행 중인 가운데 온두라스 선거관리위원회는 30일(현지시간) 오전 5시 현재 88%를 개표한 결과, 여당인 국민당 후보로 나선 후안 올란도 에르난데스(49) 현 대통령이 42.4%를 득표해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좌파 자유재건당과 중도 우파 성향의 통일혁신당이 뭉친 독재반대 야당연합 후보인 살바도르 나스라야(64)는 41.7%로 에르난데스에 2만2천 표가 뒤졌다.

앞서 선관위는 지난 27일엔 57%를 개표한 결과 나스라야 후보가 45.17%의 득표율로 40.21%를 기록한 에르난데스 후보를 5%포인트가량 앞서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개표가 막판으로 흐르면서 에르난데스 후보가 역전한 것이다.

개표가 선거일을 포함해 5일간 지지부진하게 진행되자 개표 초반 선두를 지켰던 나스라야 후보와 지지자들은 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선거 결과에 불복하겠다고 선언했다.

야권은 여당이 통제하는 의회가 선관위원들을 임명하는 데다 개표 초반 나스라야 후보가 우위를 보였지만 개표 후반으로 갈수록 표차가 줄더니 급기야 에르난데스 후보가 역전한 상황에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27일 초기 개표결과를 발표한 후 36시간 동안 결과 발표가 지연된 데 주목하고 있다.

나스라야 후보는 지지자들에게 공정한 개표를 촉구하기 위한 평화적인 항의 시위에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전날 여야 후보가 미주기구(OAS)의 주관 아래 논란이 된 투표용지를 검토한 후 선거 결과를 수용하겠다고 서명한 뒤 개표를 둘러싼 긴장이 잠시 완화됐지만, 선관위 전산 시스템이 고장 나 몇 시간 동안 개표가 중단되자 긴장이 다시 고조됐다.

야권 지지자들은 선관위 사무실 앞에서 철야 시위를 벌였다. 일부는 고속도로를 점거하고 길을 막으려고 나뭇가지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경찰은 최루 가스로 해산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자들이 다쳤다.

나스라야 후보는 "그들이 우리를 바보 취급하고 있으며 우리의 승리를 훔치려 하고 있다"며 "OAS의 주관 아래 서명한 선거 결과 수용 서명은 전산 시스템 고장 이전에 이뤄진 것으로 덫에 걸려들었다"며 선거 결과 불복 입장을 천명했다.

나스라야 후보를 지원한 마누엘 셀라야 전 대통령은 OAS와 유럽연합(EU) 선거 참관단에 조작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집계 결과를 공정하게 감시하고 신속히 공개해달라고 촉구했다.

선관위는 이날 오후 최종 개표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penpia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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