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이 손수 전시 기획·운영…"사라지는 옛 생활상 보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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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마을박물관은 마을 역사와 주민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긴 '기억저장소'이자 사랑방이죠."
인천시 남구에 속속 들어선 '마을박물관'이 지역 명소로 자리 잡으며 주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남구는 인천시립박물관과 협약을 맺고 2015년부터 최근까지 용현동과 도화동에 '토지금고 마을박물관', '쑥골 마을박물관', '독정이 마을박물관' 등 총 3곳의 마을박물관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남구가 부지(45㎡ 이상)를 제공하고 인천시립박물관이 박물관 설치 예산(2천여만원)과 운영 시스템을 지원했다.
특히 인천시립박물관은 마을박물관 운영을 희망하는 주민(10명 내외)을 선발해 4∼8차례 교육을 통해 큐레이터(Curator·전시 기획자)로 양성하고 있다.
개관 후 2년 동안 주민 큐레이터와 함께 마을박물관을 운영하며 전시 비법 등을 전수한 뒤 온전히 주민 손으로만 운영하도록 하는 게 목표다.
인천시립박물관 관계자는 1일 "원도심인 남구는 인천지역에서 구립박물관이 없는 몇 안 되는 지역 중 하나"라며 "인천의 옛 생활상을 보존하고 이주민들에게 정주의식을 심어주고자 마을박물관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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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박물관의 가장 큰 특징은 주민들이 전시 기획·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점이다.
인천시립박물관이 마을박물관 지역의 지명 유래와 역사 자료를 수집해오면 주민들이 과거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물품을 수거해 전시에 활용한다.
용현동이 과거 비탈지고 가파른 곳이 많아 언덕을 뜻하는 옛 우리말 '덕자이'로 지칭되다가 시간이 흘러 '독정이'로 불렸다는 지역명 역사와 관련한 사진과 생활용품을 주민이 수집해 전시하는 식이다.
이런 탓에 버려진 옛 간판이나 그릇도 마을박물관에서는 소중한 전시품이 된다.
관람객들이 전시품을 보고 과거를 회상하며 게시판에 남긴 글도 훌륭한 전시품이 된다. 박물관 측은 이 게시판을 '기억저장소'로 명명했다.
남구 관계자는 "토지금고 마을박물관 전시회를 준비할 때는 주민들과 용현2동 재개발지역을 돌며 버려진 옛 물건을 수거했다"며 "마을의 옛 생활상이 고스란히 전시돼 유치원 아이들과 노인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구는 관내 7동에 각 1곳의 마을박물관을 설치·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4번째 마을박물관 개관을 추진하고 있다.
김상열 인천시립박물관 전시교육부장은 "인천은 타 지역과 다르게 토박이보다 이주민들이 많이 유입되는 도시라서 과거를 쉽게 잊는다"라며 "잘 보존된 마을의 역사는 그 자체로 독창적인 콘텐츠다. 마을박물관은 남구를 명소로 만드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tomato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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