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화성-15'형 워싱턴 도달 가능…국방부 공식평가 주목

입력 2017-12-01 11:24   수정 2017-12-01 14:43

北 '화성-15'형 워싱턴 도달 가능…국방부 공식평가 주목

정상각도 발사때 사거리 1만3천㎞이상…신형 ICBM급 판단

한미 4D 작전계획 등 수정 보완 불가피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북한이 지난달 29일 발사한 '화성-15'형은 미국 워싱턴까지 도달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이라는 국방부의 공식 평가가 나와 주목된다.

국방부는 1일 국회 국방위 현안보고 자료를 통해 화성-15형을 "신형 ICBM급"으로 판단하면서 "비행시험에는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며, 정상각도 발사시 1만3천㎞ 이상 비행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발사 이후 '장거리탄도미사일', '신형 미사일'로 애매하게 분석했던 군 당국이 사흘 만에 신형 ICBM급으로 공식 평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이런 비행거리는 워싱턴까지 도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북한이 정점 고도 4천475㎞, 사거리 950㎞를 53분간 비행했다고 발표한 화성-15형의 사거리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은 정상각도(35∼45도)로 발사할 때 사거리가 9천∼1만3천㎞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고각발사하는 북한 미사일의 사거리에 대해 보수적으로 평가하던 국방부가 이번에는 민간 전문가들의 분석치보다 높게 평가한 것은 화성-15형을 그만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간 한미 군 당국은 지난 2016년 2월 발사한 대포동 2호의 사거리를 1만㎞ 이상으로 공식 평가하면서 국방백서에 표기했다.

화성-15형의 비행 거리에 대한 국방부의 공식 평가는 미군 당국의 판단을 기초로 하기 때문에 한미가 함께 화성-15형이 워싱턴을 타격할 능력을 갖췄다고 인식했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다.

이에 따라 한미 군 당국이 수립한 '4D 작전계획'의 대폭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4D는 탐지(Detect), 교란(Disrupt), 파괴(Destroy), 방어(Defense) 등의 영문 첫 글자를 딴 것으로, 북한 핵과 미사일을 4단계로 나눠 대응하는 개념이다.

한미는 2015년 11월 열린 제47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4D 작전개념의 이행지침을 승인했으며 양국 군은 이 지침에 따라 작전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지난해 3월 키 리졸브(KR) 연습 때부터 이 작전개념을 처음 적용해 연합연습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북한에서 발사한 화성-15형이 미국 본토로 비행하는 경로를 다각도로 분석해 우주와 공중, 해상, 지상에서 이를 요격하는 작전개념을 구체화하고, 이를 한미 연합연습 때도 시뮬레이션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방부는 화성-15형의 비행 거리를 워싱턴 도달 가능으로 평가하면서도 북한 ICBM의 핵심기술 확보 여부에 대해서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즉 ICBM의 대기권 재진입과 종말 단계 정밀유도 기능, 탄두 작동 여부 등에 대해서는 추가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한미는 북한이 이런 핵심기술을 완성해 ICBM에 적용하고 500∼600㎏으로 소형화한 핵탄두를 탑재하는 것을 '레드 라인'으로 인식하고 있다.

사실, 이런 핵심기술은 북한 스스로도 입증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다.

발사되는 미사일이 발신하는 '텔레메트리'(telemetry·원격측정신호)를 지상 통제소에서 수신하거나 탄착 지점 인근 해상에 선박을 띄워 수신해야 하는 데 북한은 아직 원거리에서 이를 수신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군 관계자는 "텔레메트리는 미사일이 비행할 때 속도와 고도 등의 데이터를 지상으로 송신하는 신호"라며 "북한은 1천㎞ 이상을 비행하는 미사일의 텔레메트리를 지상에서 수신할 수 있는 능력은 부족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미사일 탄착 인근 지점에 텔레메트리를 수신하는 장비를 탑재한 선박을 띄우는 방법도 있지만, 북한은 이런 선박을 운용한 사례는 없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민간의 한 전문가는 "북한의 ICBM 재진입 기술과 탄두작동 여부는 실제 탄착된 미사일을 수거하지 않는 한 분석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화성-15형을 신형 ICBM급으로 판단하는 근거로 최대 고도가 4천500㎞에 근접했고 상승 속도가 ICBM 특성에 근접했으며, 1·2단 안정적 분리 등을 제시했다.

군은 사거리 5천500㎞ 이상, 상승 단계에서 최대 속도 마하 21 이상으로 비행하는 미사일을 ICBM급으로 판단하고 있는데 화성-15형이 이 속도에 근접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식 발사차량(TEL) 바퀴도 9축으로 화성-14형보다 2m 늘었다. 1단과 2단 길이가 각각 1m 늘어난 것이다. 1단과 2단의 직경은 40㎝∼80㎝ 늘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three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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