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찬현 감사원장 후임자 없는 상태에서 1일 퇴임
靑관계자 "공백 발생해도 검증 미흡한 후보 발표하는 일 없을 것"
'7대 비리 배제 원칙' 적용…결격사유 발생 시 야권 공세 예상
靑 "유력후보 검증 최종단계 와있다…조만간 발표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황찬현 감사원장이 후임자가 지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4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이에 청와대가 언제 신임 감사원장 후보자를 지명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는 일정 기간 감사원장을 공석으로 두더라도 후보자 검증을 소홀히 하지는 않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임기 공백이 발생하더라도 검증을 통과해야 후보자를 지명할 수 있다"며 "임기 공백을 우려해 검증이 미흡한 후보자를 발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청와대는 감사원장 후보자를 서둘러 지명하기 위해 복수의 후보자를 놓고 우선순위를 정해 순차적으로 검증 작업을 진행해왔다.
여러 후보를 동시에 검증한 후 검증을 통과한 후보 중 적임자를 선택하는 일반적인 방식 대신 선순위 후보가 검증을 통과하면 바로 후보자로 지명하는 '단수검증' 방식을 적용한 것이다.
그런데도 검증을 통과한 후보가 지금까지 나타나지 않았던 것은 정부기관의 비위를 감시해야 하는 '감사원'의 수장이라는 직무의 특수성을 고려해 한층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또 감사원 안팎에서는 "후보군에 오른 인사들이 잇달아 고사했다"는 말부터 "검증 과정에서 한두 가지씩 걸리는 게 나왔다"는 설까지 전해지고 있다.
청와대가 지난달 22일 발표한 ▲병역면탈 ▲부동산투기 ▲탈세 ▲위장전입 ▲논문표절 ▲성 관련 범죄 ▲음주 운전 등 '7대 비리' 당사자의 고위공직자 임용 배제 원칙도 변수다.
7대 배제 원칙 발표 이후 한병도 전 정무비서관이 차관급인 정무수석으로 승진 기용됐으나 이는 국회 검증이 필요하지 않은 청와대 내부 인사였다. 하지만, 감사원장은 국회 인사청문회뿐만 아니라 임명동의까지 필요한 자리다.
신임 감사원장 후보자 인선은 7대 배제 원칙 발표 이후 외부 검증을 받는 첫 번째 사례가 되는 만큼, 외부 검증에서 7대 원칙에 해당하는 결격사유가 발견될 경우 인사원칙이 초장부터 흔들린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신임 감사원장 후보자가 헤쳐나가야 할 국회 환경 역시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감사원의 4대강 사업 네 번째 감사 착수, 수리온 헬기 및 공기업 채용비리 감사결과 발표를 놓고 여야 정치권에서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독립성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또 문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야당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임명을 강행하자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협치는 끝났다"고 선언한 상태다.
국회 임명동의 과정에서 정밀 검증 및 공방, 나아가 야권을 중심으로 한 대대적인 공세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이에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설익은 후보자를 내세워 야권에 공세의 빌미를 줘서는 안 된다는 것이 청와대 내부 기류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통화에서 "유력한 후보자의 검증이 최종단계까지 와 있는 상태로, 오늘은 어려울 것 같지만 조만간 인선이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감사원장 후보자 지명이 머지않았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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