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포항지열발전소 지진 유발 논란 거론하며 재검토 요구
지난달 13일 시추 시작…시 "지반 튼튼·특허 공법, 안전하다"
(화성=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최근 포항지열발전소의 이 지역 지진 유발 가능성이 일부에서 제기된 가운데 경기도 화성시가 추진하는 '심부지열 에너지개발사업'의 안전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심부지열 에너지란 지하 4∼5㎞ 깊은 땅속을 시추해 지열에너지 저장공간을 만들고, 그곳에 물을 주입해 지열로 150∼200℃까지 데워 지상으로 끌어올린 뒤 발전과 난방열 공급에 활용하는 신재생에너지다.
지열발전소와 심부지열 에너지사업은 수 ㎞ 깊이로 땅을 파야 하고 물을 주입하고 빼내는 공사과정이 일부 비슷하다.
이때 지반이 약해지고 응력이 추가되면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화성시 심부지열 에너지사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화성시는 청사 냉·난방 비용 절감과 정부의 신재생에너지전환 정책에 발맞추기 위해 심부지열 에너지사업을 추진하기로 하고 지난 9월 27일 심부지열 개발업체인 한진D&B·D&B에너지와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시추시공을 담당한 한진D&B가 시청 내 관용차량주차장에 시추공을 설치해 지난 13일부터 워터해머 방식으로 시추작업을 하고 있다.
워터해머 방식이란 물과 공기를 섞어 시추용 드릴 비트를 움직이면 이 비트가 암반 등을 깨면서 땅을 파는 것으로, 한진D&B가 세계특허를 냈다.
이 업체가 워터해머 시추공법으로 광주광역시에서 '심부지열 시추기술 개발사업'을 추진해 지하 3.5㎞까지 시추기술을 인정받았고, 나주에서는 지하 2㎞ 심부지열 개발에 성공했다.
시와 업체는 내년 4월까지 지하 5㎞ 이상을 시추해 토출 온도 110℃ 이상, 시간당 유량 5만ℓ 이상의 심부지열 열원이 확인되면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지하 1㎞까지 테스트 시공을 마치면 내주부터는 작업속도를 높이는 본격적인 시추작업이 시작된다.
그러나 지난달 15일 발생한 포항 지진(규모 5.4)의 진원이 인근 포항지열발전소와 불과 1km 떨어진 곳이라는 공식 분석이 최근 나오면서 화성시의회가 심부지열 에너지사업의 안전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시의회 바른정당 오문섭 의원은 지난달 30일 열린 정례회 시정 질문에서 포항지열발전소와 포항지진의 연관성에 대해 언급하며 화성시 심부지열 에너지사업을 재검토할 것을 시에 요구했다.
이에 채인석 화성시장은 "우리가 하는 사업은 포항지역발전소와 다른 공법을 활용하고 있다"면서도 "안전성 확보를 위해 시추공 지질특성 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시는 시추공 2∼3개를 설치해 연결하는 방식의 포항지열발전소와 달리 심부지열 개발에는 시추공을 하나만 뚫어 물을 순환시키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어 지반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시청 지하가 퇴적층이 아닌 화강암으로 지반이 치밀해 누수 등으로 인한 지반 침하는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번 시추작업을 통해 화성시청 지반은 지하 6m 구간부터 화강암반인 것으로 확인됐다.
시 관계자는 "시추공법이 지반 침하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화성시청 지하가 단단한 암반이라는 충분한 사전설명을 듣고 심부지열 에너지개발사업을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개발업체 관계자도 "워터해머 공법은 유럽학회 등을 통해서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공법으로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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