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때부터 연기만 파…한 번도 후회한 적 없어"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매일 '을'(乙)처럼 지내면서 수지 같이 '센 여자'를 감당할 남자가 세상에 몇이나 될까.
tvN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서 우수지(이솜 분)에게 꽉 잡혀 살면서도 자신의 사랑을 마음껏 표현한 '마성의 남자' 마상구를 연기한 배우 박병은(40)을 최근 서울 강남 신사동에서 만났다.
박병은은 "수지가 꼬였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연민했다"며 "상구로서 수지가 여자로서 겪는 상처들이 이해됐기 때문이다. 물론 현실이라면 수지가 처한 상황을 100% 이해하고 감싸줄 수 있다고 단언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없이 따뜻한 마상구는 판타지 같은, 비현실적인 인물로 평가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병은은 "제가 다는 아니지만 상구와 좀 닮았다"고 웃으며 "실제로 연애를 할 때 상대를 가능한 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함께 호흡한 이솜에 대해서는 "키가 워낙 훤칠한 친구라 처음 만나자마자 구두 높이부터 쳐다보게 되더라"며 "그래도 제가 키가 작은 편이 아니라 화면에 둘이 예쁘게 나왔다. 또 제 애드리브를 잘 받아줘서 고마웠다"고 말했다.
미혼인 그에게 이번 작품이 연애관 또는 결혼관에 영향을 미쳤느냐고 물어봤다.
"아뇨. 워낙 가치관이 확고해서요. (웃음) 비혼주의는 아니고요. 사랑도 결혼도 자연스럽게 왔으면 좋겠어요. 가장 중요한 건 믿음이죠."
2000년 MBC TV 드라마 '신귀공자'로 데뷔한 박병은은 작지만 단단한 독립영화부터 영화 '황해'(2010), '범죄와의 전쟁'(2012), '암살'(2015) 등 굵직한 작품까지 아우르며 내공을 다져왔다. 최근에는 '캐리어를 끄는 여자'(2016), '추리의 여왕'(2017) 등 안방극장에서도 자주 활약하고 있다.
다수 작품에서 주로 악역을 담당해왔던 박병은은 이번 마상구 캐릭터를 통해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것 같으냐는 물음에 "저는 악역도, 이런 역할도 제 연기 인생의 일부라 생각한다"며 "제 다양한 면을 알아주시니 감사하다"고 답했다.
그는 "앞으로 연기할 날이 더 많고, 계속하고 싶기 때문에 바보 캐릭터든, 가슴 아픈 사랑의 주인공이든, 연쇄살인범이든 가리지 않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병은은 안양예고 출신으로서 중앙대 연극영화과에 입학한 첫 남자배우라고 자신을 소개하기도 했다.
"연기라는 한우물만 팠어요. 한순간도 후회한 적 없어요. 다작할 수 있는 에너지의 원천도 연기를 좋아하기 때문이에요. 다른 힘을 빌리지 않고 오로지 내 몸과 목소리로 결과를 만들어내는 게 매력적이에요. 영원히 '배우'이고 싶습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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