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함몰 사전에 잡는다…IoT 접목해 실시간 지하 관리

입력 2017-12-04 06:45  

도로 함몰 사전에 잡는다…IoT 접목해 실시간 지하 관리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 지하에 '안전관리시스템' 구축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상황실 모니터 화면에 왕십리역 광장의 한 부분이 '이상 가능성'을 뜻하는 회색으로 표시됐다. 동시에 이 같은 상황을 자동으로 전달받은 담당자가 출동해 현장에서 상수도 파손을 잡아낸다. 덕분에 다행히 도로 함몰이 일어나기 전에 문제가 해결됐다.

도로가 '움푹' 꺼지는 포트홀이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SF 영화에서 나올 법한 이 같은 첨단 시스템이 서울 시내 한 자치구에서 구현돼 눈길을 끈다.

서울 성동구는 사업비 5억원을 들여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함께 왕십리역 광장 반경 500㎡ 지하에 '지하공간 안전관리시스템'을 구축했다고 4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왕십리역 지하 상수도, 하수도, 지하철 터널, 지하수 관정 등에 센서나 측정 장비를 달아 지하 시설 상황을 상황실에서 한눈에 살펴보게 한 것이 특징이다. 굳이 도로포장을 들어내지 않아도 주요 시설의 상태를 살펴볼 수 있는 것이다.

구 관계자는 "왕십리역 지하는 도시철도, 상수도, 하수도가 자리하고 앞으로 경전철 정거장까지 건설될 예정이라 이 같은 시스템을 설치하기 적합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왕십리역 일대는 2호선, 5호선, 분당선, 경의중앙선 등 지하철·전철 4개 노선이 지나가는 데다, 추후 경전철 동북선도 추가되는 성동구의 핵심 지역이다.

구는 이 지역 지하에 미로처럼 얽힌 상수도, 하수도, 지하철 터널 등을 3D 지도로 구현했다.

상수도 센서 10개와 지하수 모니터링 장비 7개, 철도 선로 계층 장비 5개 등은 사물인터넷 기술을 통해 정보를 보낸다. 시스템은 이 계측 정보와 시설물의 안전성과 노후 정도 등 기존 정보를 합쳐 '위험 지수'를 산출한다.

구청 상황실 모니터에서는 이 위험 지수에 따라 왕십리역 광장 지하의 상황을 녹색(안전), 노랑(주의), 회색(우선순위로 처리 요망) 3가지 색깔로 알아보기 쉽게 보여 준다.

특히 하수도나 상수도 등 지하 시설물에서 이상이 감지되면 경보 시스템이 상황실에서 작동되는 것은 물론, 자동으로 해당 시설 담당자 휴대전화와 이메일로 전달된다.

통상 당국의 골머리를 썩이는 도로 함몰이 상수도관 이상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포트홀이 일어나기 전에 상수도관 문제를 잡아내 사전에 대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밖에도 상황실 모니터로 CCTV를 통해 하수도관 상태를 들여다볼 수 있게 했고, 지하수 수위나 지하철 유입수의 수량·수질·오염도도 쉽게 파악하는 체계를 갖췄다. 지하철 2호선 왕십리역∼한양대역 사이의 선로 상태도 파악할 수 있다.

구는 앞으로 센서 위치를 주기적으로 바꿔 보다 넓은 지역을 관찰할 수 있게 하는 한편, 사업 대상 지역을 관내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지하 안전에 대한 국민 불안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전국에서 처음으로 '미래형 도시안전관리시스템'을 도입해 구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안전대응 체계를 갖추게 됐다"며 "앞으로도 위험환경에 대비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안전한 성동구를 만들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ts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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