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 대신 추징금 냈다" 정씨 상대 소송 냈지만 기각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법원 로비 명목으로 뒷돈을 받았다가 실형과 추징금을 선고받은 성형외과 의사가 정씨에게 추징금만큼의 돈을 돌려달라고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4단독 최용호 부장판사는 의사 이모씨가 정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청구 소송에서 이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씨는 법원 관계자에게 사건을 유리한 방향으로 처리해달라고 청탁해주는 대가로 2015년 11∼12월 정씨 측에서 2차례에 걸쳐 현금 9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 3개월과 추징금 9천만원의 확정판결을 받았다.
그는 정씨의 상습도박 사건을 맡은 재판부에 집행유예 등 선처를 부탁하는 한편 법원 고위 관계자에게 가짜 네이처리퍼블릭 제품 판매 사범을 엄벌해달라고 청탁해주는 명목으로 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1심 판결 선고 전인 지난해 11월 초 감형을 받으려고 정씨를 피공탁자로 지정해 9천만원을 공탁했다. 정씨 측에서 받은 9천만원을 돌려주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이다.
그러나 이씨는 1심에서 실형과 추징금을 선고받았고 이 형은 그대로 올해 3월 확정됐다. 이씨는 결국 지난 6월 추징금 9천만원을 납부했다. 정씨는 이씨가 공탁한 9천만원을 찾아갔다.
이씨는 판결 확정 직후 정씨를 상대로 "정씨가 부담했어야 할 추징금을 내가 대신 납부했으니 정씨가 9천만원을 반환해야 한다"는 취지로 소송을 냈다.
최 부장판사는 그러나 "이씨가 공탁한 돈을 정씨가 가져간 것이 사회질서에 반해 무효로 보기 어렵다"면서 이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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