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에너지가격지표 4년만에 반등…업계 "특정 에너지원 쏠림 막아야"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국제 에너지 가격이 지난 3년간 하락세에 마침표를 찍고 4년 만에 반등, 대세 상승장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우리나라에서도 석유, 석탄에 치우친 에너지 수급 정책에서 벗어나 액화천연가스(LNG) 역할 증대,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등 여러 에너지간의 효율적인 믹스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3일 세계은행(World Bank)이 3개월마다 발표하는 '원자재 시장 전망' 보고서 10월호에 따르면 올해 '에너지 가격 지표'(Energy Price Index)는 71.8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2013년 116.1을 기록한 후 줄곧 하락세였던 에너지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번에 세계은행이 발표한 에너지 가격 지표에는 원유, 천연가스, 석탄의 국제가격이 반영됐다. 유가 가격에는 WTI, 브렌트, 두바이 등 현물시장, 천연가스에는 유럽, 미주, 일본의 거래 가격을 평균해 적용하는 식이다.
기준은 2010년 연평균 에너지 가격이다. 이를 100으로 삼고 이후 에너지 가격 변동 추이를 측정했다. 2021년 이후에는 2020년 가격을 기준으로 지표를 산정하게 된다.
2010년 이후 에너지 가격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110 이상을 유지하다가 2014년(109.5)부터 하락세를 탔다. 2015년에는 66.5로 폭락했고, 지난해에는 58.7로 떨어졌다.
2014년 이후 3년간 에너지 가격 지표가 하락한 것은 그동안 유가가 폭락했기 때문이다.
세계은행 에너지 가격 기준으로 2011~2014년 배럴당 104.18달러 수준이던 국제유가는 2015년 배럴당 50.75달러, 2016년 배럴당 42.81달러로 주저앉았다.
에너지 가격 지표가 올해부터 반등한 이유도 유가 상승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1~3분기 평균 국제유가는 배럴당 50.85달러로 2015년 수준을 회복하는 양상이다.
석탄 가격 급등도 에너지 가격 지표 반등에 한몫했다.
세계은행 월별 원자재 가격 정보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석탄 단가는 호주·콜롬비아·남아프리카산 평균 88.43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32%나 오른 가격이다.
이 같은 에너지 가격 상승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세계은행은 석탄 가격 급등락, 국제유가 상승세와 함께 천연가스 가격의 완만한 상승 등으로 향후 에너지 가격 지표가 꾸준히 상향곡선을 그릴 것으로 내다봤다. 2019년 77.0, 2020년 77.3으로 오르리라는 것이다.
특히 세계은행은 유가가 올해 배럴당 53달러에서 2030년 7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 에너지시장이 변곡점을 맞고 있다"며 "특정 에너지원으로의 쏠림 현상을 방지하고 신재생에너지의 활용도를 끌어올리는 등 에너지원 간의 적정한 역할분담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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