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구시갈파<온두라스> AP·AFP=연합뉴스) 중미 온두라스 정부가 1일(현지시간) 대통령 선거 개표 지연과 부정 의혹으로 촉발된 시위가 소요사태로 번지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10일간 야간 통행금지를 명령했다.
온두라스 경찰은 전국 여러 지역에서 발생한 경찰과 야당 지지자 간 충돌로 최소 경찰 2명과 민간인 12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수도 테구시갈파와 제2의 도시 산페드로술라 등에서는 일부 시위대가 은행에 불을 지르거나 타이어를 불태우며 고속도로를 막는가 하면 상점에서 물건을 훔치는 등 폭력과 약탈 행위도 벌어졌다.
로이터통신은 약탈 행위로 100명 넘게 체포됐다고 전했다.
겁에 질린 시민들은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물품을 사기 위해 슈퍼마켓과 주유소로 몰려가기도 했다.
지난달 26일 치러진 온두라스 대선은 개표 시작 엿새째에 접어든 이 날까지도 당선자가 확정되지 않고 있다. 여당인 국민당 후보 후안 올란도 에르난데스 현 대통령과 야당연합 후보인 살바도르 나스라야 모두 자신이 승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개표 초반에 선두를 달리던 나스라야는 개표 막판 에르난데스 대통령이 역전하자 개표 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선거 결과에 불복하겠다고 선언하고 야당 지지자들에게 거리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에 나스라야의 지지자 수천 명은 온두라스 전역에서 도로를 막은 채 최루가스를 쏘며 시위대 해산에 나선 경찰과 대치했다.
이에 에르난데스 대통령은 오후 6시부터 이튿날 오전 6시까지 야간 통행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테구시갈파 공항에서는 일부 국제 항공편 운행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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