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2일 만에 돌아온 유커…"친구들도 오고 싶어해요"

입력 2017-12-02 22:48  

262일 만에 돌아온 유커…"친구들도 오고 싶어해요"

중국인 단체 관광객 32명 입국…'1호 환영행사'

중국 여행사측 "'사드' 질문 절대 안 돼" 요청

(영종도=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따자하오!"(大家好·여러분, 안녕하세요!)

한중 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 이후 금지됐던 중국발 한국행 단체 관광이 일부 허용된 후 '1호 유커'(遊客·중국인 단체관광객)가 2일 밤 인천국제공항에 입국했다.

중국 정부가 3월 15일부로 한국 단체 관광상품 판매를 금지한 이후 262일 만이다.

이날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출발해 아시아나 OZ334편을 타고 입국한 유커 32명은 당초 오후 6시 20분께 인천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그렇지만 현지 공항 사정으로 비행기가 2시간 20분가량 연착되면서 입국심사 등을 거친 뒤 오후 9시 40분께 입국장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중국 현지 여행사로부터 이번 단체 관광을 유치한 국내 랜드사인 위즈여행사㈜·협력사인 사후면세점 직원 등은 한복을 입고 꽃다발을 증정했다.

양국이 해빙 무드에 접어든 이후 이들이 '1호 단체 비자 관광객'이라는 상징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현지 여행사에서는 붉은색 바탕에 흰색 글씨로 '파빙한국 첫단체'(破?韓國 首發團)라고 적힌 현수막을 준비해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여행사 관계자는 "여행사에서 한국 단체 관광을 처음으로 다시 시작했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입국장에는 항공편이 도착하기 2∼3시간 전부터 취재진 40여명이 몰렸고, 일본 방송사인 NHK에서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입국장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던 한 여성 관광객은 "이번에 한국에 와서 한국 역사 문화와 분위기를 느끼고 싶고 한국의 맛있는 음식도 먹어보고 싶고, 멋진 곳과 쇼핑도 하고 싶다"고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 관광객은 단체 관광 허용 이후 첫 팀이어서 부담이 없었냐는 질문에 "없었다"며 "주변 친구들도 한국에 오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광객은 "양국 국민이 우호적으로 오가고 자주 왕래하면서 우의를 다졌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환영행사에 참여한 업계 관계자들은 이날 1호 유커 입국을 계기로 침체했던 분위기가 반전되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한 사후면세점 관계자는 "사드 갈등에 단체 관광이 금지되면서 하루 80∼100대씩 오던 관광버스가 완전히 끊기면서 근무하는 직원 수도 절반으로 줄였다"며 "아직 완전히 관광 금지가 풀린 것은 아니지만, 오늘을 계기로 전세기·크루즈 단체 관광이 재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랜드사 위즈여행㈜의 정종석 사장은 "첫 팀이라는 상징성이 있긴 하나 중요한 건 앞으로 한국행 단체관광이 지속되는 것"이라며 "한국과 중국 간 여행객들이 자유롭게 왕래가 이뤄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입국장에서는 한국행 단체관광이 정상 궤도로 복귀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짐작게 하는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됐다.

관광객과의 인터뷰를 조율해달라는 취재진 요청에 랜드사 관계자는 "곤란한 질문을 대답하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취재진에 양해를 구했다.

또 중국 여행사 측은 사전에 인터뷰 질문을 보내달라고 요구하는 한편 랜드사 측에 '사드'라는 단어를 일절 언급하지 말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입국한 유커 32명은 입국 직후 서울 구로구 오류동에 있는 삼겹살 구이 전문점에서 늦은 저녁을 먹은 뒤 오류동 내 4성급 호텔에 짐을 풀었다.

본격적인 관광에 나서는 첫 날인 3일 유커들은 경복궁, 남산한옥마을, 청계천, 광장시장, 인사동 등 서울 시내 주요 명소를 둘러볼 예정이다.

이후 4∼6일 경기 파주 제3땅굴, 프로방스, 이화여대 등 서울·경기권 주요 명소를 둘러본다.

여행 막바지에는 롯데를 제외한 서울 시내 면세점 한곳을 정해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4박 5일간 모든 여정을 마친 유커들은 6일 오후 3시 10분 아시아나 항공편으로 출국한다.

shi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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