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FA컵 결승 1차전 패배에 발목…7년 만에 준우승은 재현
(울산=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FA컵만큼은 꼭 우승하고 싶었는데…. 하늘에 계신 조진호 감독님께 죄송합니다."
2017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이 치러진 3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 관중석 난간에는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조진호 감독님'이라는 현수막이 사진과 함께 내걸렸다.
지난 10월 출근길에 갑작스럽게 심장마비로 별세한 고(故) 조진호 감독을 기리는 현수막은 부산 아이파크 선수들에게 '승리의 열정'을 심어주는 상징물이 됐다.
하지만 부산 선수들은 조 감독의 영전에서 두 번이나 눈물을 흘렸다.
지난달 상주 상무와의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조 감독이 생전에 그토록 원했던 클래식 복귀에 실패하며 뜨거운 눈물을 쏟은 부산 선수들은 두 번째 목표인 FA컵 우승 트로피마저 품에 안지 못하면서 또다시 눈시울을 붉혀야만 했다.
부산은 지난달 29일 FA컵 1차전에서 울산 현대에 1-2로 무릎을 꿇은 뒤 1차전에 나섰던 베스트 11 가운데 무려 7명을 바꾸는 모험을 단행하며 2차전에 나섰다.
1차전에서 빠지며 휴식을 취한 간판 골잡이 '듀오' 이정협과 고경민을 최전방 공격진으로 배치하면서 '배수의 진'을 쳤다.
이승엽 감독 대행도 조 감독이 생전에 앉았던 벤치의 감독석을 비워놓고 옆자리에 앉아 비장한 심정으로 경기를 준비했다.
이 감독은 경기에 앞서 "1차전에서도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득점에 성공했다. 오늘도 정신적인 면을 강조했다"라며 "후회 없이 뛰자는 주문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승강 플레이오프에 이어 FA컵까지 연속으로 치르면서 고갈된 부산 선수들의 체력은 우승을 향한 '열정'을 넘어서지 못했다
여기에 한 수 위의 전력으로 평가되는 울산을 상대로 2골차 이상으로 이겨야만 승부를 뒤집을 수 있다는 심리적인 부담도 컸다.
부산은 전반 9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박준태가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시도한 왼발 슈팅이 포물선을 그리며 울산 골대 상단으로 향했지만 골키퍼 김용대의 몸을 날린 슈퍼세이브에 막혀 첫 득점 기회를 날렸다.
전반 33분 고경민의 날카로운 중거리슈팅마저 김용대의 손끝을 벗어나지 못했고, 전반 45분 골대 정면에서 때린 이재권의 슈팅은 골대를 때렸다.
부산은 전반에만 8개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
후반 24분에도 부산은 코너킥 상황에서 이동준의 머리를 맞고 흐른 볼이 골대 정면에 있던 레오의 몸에 맞고 골대로 향했지만 또다시 이용대의 선방에 막혔다.
득점 없이 비기면서 실낱같던 역전 우승의 희망을 놓친 부산 선수들은 경기장을 내려다보는 조 감독의 사진 앞에서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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