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3차 대회에서 나란히 36초대 '시즌 베스트 기록'
이상화 SNS에 "얍! 난 나야"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금빛 레이스를 놓고 경쟁하는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31)와 '빙속 여제' 이상화(28·스포츠토토)의 '속도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이상화는 4일 캐나다 캘거리의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3차 대회 여자 500m 디비전A(1부리그)에서 36초86을 기록, 함께 레이스를 펼친 고다이라(36초53)에 0.33초 차로 금메달을 내주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고다이라는 이번 시즌 1~3차 월드컵에서 치러진 총 5차례 레이스를 모두 금빛으로 장식하며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갔고, 이상화도 이번 시즌 처음 36초대 기록에 진입하며 고다이라 추격의 고삐를 바짝 죄었다.
무엇보다 고다이라의 식지 않는 상승세가 놀랍다.
31살의 고다이라는 지난 시즌 월드컵 시리즈에서 치른 8차례 레이스에서 모두 우승했고, 이번 시즌 3차 월드컵까지 '1등 행진'은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 월드컵 시리즈 사이에 치러진 동계아시안게임은 물론 ISU 스프린트선수권대회 500m까지 모두 고다이라가 독식했다.
고다이라는 이번 3차 월드컵에서 자신의 역대 최고기록이자 일본 신기록도 경신했다.
그는 지난 2월 캐나다 캘거리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스프린트선수권대회에서 36초75로 일본 신기록이자 자신의 최고기록을 작성했다.
그로부터 10개월이 지나고 같은 경기에서 레이스를 펼친 고다이라는 36초53으로 자신의 최고기록을 0.22초 끌어올리면서 일본 기록도 다시 썼다.
더불어 이상화가 2013년 11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작성한 세계기록(36초36)에 0.17초 차로 바짝 다가섰다.
두 시즌 연속으로 월드컵 시리즈에서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은 고다이라는 지금 상태라면 2개월여 앞으로 바짝 다가선 평창올림픽에서 예정된 이상화와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이상화 역시 이번 시즌 꾸준히 기록을 끌어올리고 있어 쉽게 '여제 자리'를 내주지 않겠다는 각오다.
이상화는 이번 시즌 5차례 레이스에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차지했다. 2차 대회 1차 레이스에서는 7위로 잠시 부진했지만 곧바로 페이스를 회복했다.
특히 이날 레이스에서 이상화는 시즌 처음으로 36초대 기록에 진입했다. 이상화는 이번 시즌 37초대를 기록해왔다.
캘거리 올림픽 오벌이 빙질이 좋아서 세계기록이 많이 작성되는 곳이지만 이상화의 36초대 진입은 의미가 크다.
이번 3차 대회 여자 500m에서 36초대를 작성한 것은 이상화와 고다이라 두 명뿐이다.
이상화가 월드컵 시리즈에서 36초대를 기록한 것도 2015년 11월 캐나다 캘거리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월드컵 1차 대회(1차 레이스 36초96·2차 레이스 36초99) 이후 무려 2년여 만이다. 이상화로서는 자신감을 채우기에 충분한 기록이다.
이상화는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인스타그램 계정에 "얍!!!!!!!!! 난 나야"라는 글과 함께 '#WC3 #calgary #teamoakley #윈터상화'라는 해시태그를 남겼다.
이상화는 비록 고다이라에 우승을 내줬지만 자신의 페이스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자신감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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