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2차 대회 여자 5,000m 우승에 3차 대회 매스스타트 金
최고령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꿈 '모락모락'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1972년생 철녀(鐵女)' 스프린터 클라우디아 페히슈타인(45·독일)이 말 그대로 '노익장'을 과시하며 2개월여 앞으로 바짝 다가온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12년 만의 올림픽 금메달 전망을 밝히고 있다.
페히슈타인은 4일(한국시간) 캐나다 캘거리의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3차 대회 여자 매스스타트에서 8분38초89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고 당당히 우승했다.
페히슈타인과 2위 엘레나 묄러 리가스(21·덴마크)와는 무려 24살, 동메달을 차지한 다카기 나나(25·일본)와도 20살 차이가 난다. 페히슈타인이 사실상 '엄마뻘'이다.
페히슈타인은 2000년대 초반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를 화려하게 장식한 레전드다. 동계올림픽에서 따낸 메달만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합쳐 총 9개다.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여자 5,000m 금메달을 시작으로 1998년 나가도 올림픽 5,000m에서 또다시 우승한 페히슈타인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여자 5,000m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3연패의 업적을 달성했다. 2006년 토리노 올림픽 여자 5,000m에서는 아쉽게 준우승하며 4연패를 눈앞에서 놓쳤다.
시련도 있었다. 페히슈타인은 2009년 혈액 도핑 규정 위반으로 2년간 징계를 받아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징계가 풀리고 나선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는 여자 3,000m 4위와 5,000m에서 5위에 오르며 건재함을 증명했다.
은퇴를 고려할 나이에 페히슈타인의 시선은 평창을 향해 있다. 목표는 역대 동계올림픽 최고령 금메달리스트다.
현재까지 최고령 기록은 2014년 소치 올림픽 바이애슬론에서 만 40세에 우승한 올레 에이나르 비에른달렌(노르웨이)이 가지고 있다.
올해 45세로 독일 연방경찰 소속 경찰관인 페히슈타인은 평창이 자신의 7번째 올림픽 무대가 된다.
페히슈타인은 지난달 노르웨이 스타방에르에서 치러진 월드컵 2차 대회 여자 5,000m에서 6분56초60으로 우승하면서 빙상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하지만 당시 우승은 우연이 아니었다.
페히슈타인은 이날 치러진 월드컵 3차 대회 매스스타트에 나서 특유의 지구력을 앞세워 자신의 첫 매스스타트 종목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시즌 월드컵 시리즈에서 두 번째 금메달이다.
페히슈타인은 지난 시즌부터 매스스타트에 도전했지만 5위가 가장 높은 성적일 만큼 결과는 그리 신통치 않았다.
하지만 페히슈타인은 이날 레이스에서 중반부터 선두권으로 치고 나선 뒤 리가스, 다카기 등과 마지막까지 선두 그룹에서 경쟁하다가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위 리가스(8분39초43)에 단 0.54초 앞선 짜릿한 승리였다.
페히슈타인은 하루 전날 치러진 여자 팀추월에서도 까마득한 후배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은메달을 차지, 2006년 토리노 올림픽 팀추월 금메달리스트로서 자존심도 지켰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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