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간담회…"대안 주고받는 건설적 토론돼야"
文대통령 지지자가 언론에 비판메일 보낸다고 하자 "민주주의 적 아닌가"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설승은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4일 "반대하는 분들은 다른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반대하는 호남 중진들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연 취임 100일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전국 선거를 3자구도로 치러야 한다는 것은 제 일관된 생각"이라며 "대안 없이 있을 수 없고, 앞으로 논의는 대안을 주고 받는 건설적인 토론이 되었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전국 선거가 최소한 3자 구도로 정리되지 않으면 합류가 힘들다는 분들이 전국에 걸쳐 있다"면서 "호남은 이미 양자구도여서 전국 선거가 4자구도에서 3자구도로 정리돼도 호남 선거 구도는 달라지지 않아 더 불리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신다"라고 호남 의원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또 "국민의당의 당 대표로서 가장 큰 책무는 당을 살리는 것"이라면서 "창당 정신을 확대하는 튼튼한 3지대를 만들어 다당제를 확실히 구축하겠다"며 바른정당과의 연대·통합 추진에 대한 의중을 재차 드러냈다.
안 대표는 그러면서 '4대 개혁과제'로 ▲양대 정당의 적대적 공존 극복과 다당제 정착 ▲한국 정치의 고질병인 지역구도 극복 ▲박제화된 정치이념 극복 ▲정치세력과 인물 교체를 제시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에서 '홍보 리베이트' 누명을 씌운 것도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고, "국민의당이 어떨 때는 '민주당 2중대', '한국당 2중대'라는 모함을 받지만, 원칙과 합리성에 기반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대표 취임 후 국민의당 지지율이 답보 상태인 데 대해서는 "축적의 시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물 온도가 10도나 99.9도나 밖에서 보기에는 같지만, 99.9도가 되면 계기가 있으면 0.1도 차이로 끓는다"고 말했다.
내년 6월 지방선거에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할 의향에 대해서는 "당에서 (결정)하면 무엇이든 한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한편 안 대표는 간담회 후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점심식사를 함께하며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을 향한 부정적인 언급을 하기도 했다.
안 대표는 언론인들이 이들로부터 비판성 이메일을 많이 받는다는 말을 듣고는 "민주주의의 적 아닌가"라는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였던 안희정 충남지사가 최근 강연에서 문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이견의 논쟁을 거부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가 비난에 시달린다는 설명을 듣자 안 대표는 "공산주의인가보다"라면서 "민주주의가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함게 살아가는 지혜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는 "난폭운전 하는 사람을 미워할 필요 없다"면서 "어디가서 사고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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