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저비용 고효율' 광주U대회에서 배운다

입력 2017-12-05 06:22  

[2018 평창] '저비용 고효율' 광주U대회에서 배운다
국제스포츠대회 롤모델·대박 성공 비법, 평창에 전수

(광주=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오늘 밤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습니다. 찬란하게 빛나는 별, 광주는 유니버시아드 전설의 별로 기억될 것입니다."
2015년 7월14일 '2015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광주U대회)' 폐막식 연설에서 클로드 루이 갈리앙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회장이 한 말이다.
대회를 치른 광주시에 대한 의례적인 인사가 아니라 광주U대회를 '자부심과 행복'으로 표현하며 진심 어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는 점에서 당시 눈길을 끌었다.
갈리앙 회장은 "큰 비용을 들이지 않으면서도 누수 없이 성공적으로 대회를 운영해 국제스포츠이벤트의 롤모델을 광주가 제시했다"며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와중에 하계 올림픽급 선수단 규모인 1만2천여명의 선수들을 받아 단 한 건의 불미스러운 사고 없이 대회를 치른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 돈 적게 쓰고 효과는 크게
갈리앙 회장의 언급에서도 알 수 있듯이 광주U대회 성공의 핵심은 무엇보다도 '저비용 고효율'이다.
9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던 대회비용을 6천172억원으로 마무리한 점과 경기장 신축 최소화, 기존 시설 활용 등은 우수 사례로 인정됐다.
갈리앙 회장도 "조정 경기장을 충주 시설을 활용한 것이나 선수촌을 대회가 끝난 뒤 아파트로 분양하는 것들은 칭찬할만한 조치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U대회 경기장 69개 중 광주에 있는 시설은 45개였다. 나머지는 전남·북 지역과 충북 시설을 활용했다. 신축은 4개에 불과했다.
신축한 체조경기장·수영장은 대학부지를 활용해 토지매입비를 아꼈다.
FISU에 경기장 시설기준 완화 등을 끈질기게 요구해 시설비를 당초 4천683억원에서 1천345억원을 절감했고, 행사 간소화 등으로 운영비를 3천488억원에서 654억원 줄였다.
마케팅 권리를 100% 확보해 조직위 자체 수입으로 1천20억원을 마련했다.
돈만 아낀 '짠돌이 대회'였으면 '대박'이라는 표현의 호평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U대회 역대 최대 규모인 1만2천337명의 선수단이 참여했고 방송 시청률 등도 흥행을 일으켰다고 광주시는 자평했다.
국내 공중파 방송은 물론 유럽·미주·아시아 등 전 세계에 개막식과 주요 경기를 송출했다.
세계신기록 2개를 포함한 대회신기록 27개 달성과 자원봉사자 1만명·서포터즈 5만명의 시민 참여 대회였다는 점도 대회 성과로 꼽혔다.


◇ 광주가 전하는 '대박' 비법
광주시는 U대회 성공개최 요인을 크게 3가지로 꼽았다. 바로 ▲ 정부의 강력한 지원 ▲ 이전 대회 노하우 전수 ▲ 조직위 중심의 대회 성공 의지와 업무 장악력이다.
광주U대회를 위해 정부가 나서서 직접 대회준비상황을 철저히 점검하고 총력 지원체제를 구축했다.
조직위의 지원 요청에 정부 각 부처도 적극적으로 호응했다.
KTX 증편, 정부주도 대 태러 안전 및 식음료 대책본부 구성, 군 병력 지원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전 대회인 2013 카잔U대회와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등을 직접 찾고 경험을 전수해 직원들의 현장 대응능력을 높였다.
카잔U대회 개·폐막식을 현장에서 참관했고 인천 아시안게임에는 직원 47명을 대거 파견해 실전 경험을 쌓도록 했다.
또 조직위 사무총장이 대회유치부터 개최까지 준비하도록 해 업무 안정성과 지속성을 유지했다.
'저비용 고효율'이라는 광주시의 대회 목표를 확실히 하고, FISU 협상에서 조직위가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한 점도 '밑 빠진 독'이 될뻔한 스포츠대회를 알뜰하게 치른 바탕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 "대회는 끝나도 성공은 계속"…경기장 사후활용 중요
광주U대회를 성공한 대회로 꼽는 또 다른 이유는 효율적인 경기장 사후활용이다.
신축 시설을 최소화해 초기 비용을 절감한 만큼 신축 시설의 활용도를 최대한 높여 공익과 수익을 동시에 잡는 데도 매진하고 있다.
U대회를 위해 신설한 체육시설은 남부대 시립 국제수영장, 광주여대 시립 유니버시아드 체육관, 진월 국제테니스장, 광주 국제양궁장 등 4곳이다.
수영장 건립에 662억원, 체육관 803억원, 테니스장 376억원, 양궁장 237억원이 들어갔다.
대회 폐막 이후 수영장과 체육관은 부지를 제공한 대학 측이, 테니스장과 양궁장은 시체육회가 각각 수탁 운영하고 있다.
남부대 수영장의 경우 50여개 수영반이 등록돼 있다. 연간 예상 지출이 22억원으로 올해 수입은 이에 버금갈 것으로 시는 예상했다.
시민을 위한 다양한 수영프로그램은 물론 국내외 수영대회와 국가대표 후보 등 선수들의 훈련장으로도 활용돼 공익성을 충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의 주 경기장으로도 확정돼 효용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광주여대 체육관은 생활체육대회 등 체육행사와 각종 공연 장소로 활용된다.
체육 동호회에 개방되고 국가대표 상비군 훈련뿐 아니라 선거개표 장소 등 그야말로 다목적 기능을 발휘했다.
체육관도 연간 예상 지출(6억5천만원)과 비슷한 수입을 거둘 것으로 시는 내다봤다.
체육관과 수영장은 예상 지출의 10% 이하로 적자가 발생하면 전액 대학 측이 부담한다.
10%를 넘으면 운영비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은 대학 측이, 초과하는 금액은 시에서 보조한다.
대학 측이 수지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하는 이유다.


◇ 대회 성공 위해 "점검하고 또 점검해야"
광주U대회도 물론 아쉬운 점이 있다.
관람객 52만명과 티켓 판매 51만장(수입 53억원)이 다소 기대에 못미쳤다는 시각이 있고, 양궁장·테니스장 활용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오래전부터 광주U대회의 여러 장단점을 보고 배우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광주U대회 조직위로부터 대회 경험과 정보를 배우는 디브리핑(결산보고)을 하기도 했으며 지금도 수시로 광주시와 교류하고 있다.
광주U대회에 참여했던 핵심인사는 동계올림픽을 코앞에 둔 지금 시점에는 무엇보다도 재정 및 인력의 효율적인 운용, 돌발사고 대응능력 완비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윤석 광주U대회 조직위 전 사무총장은 "종합컨트롤타워가 있어야 돈을 써야 할 곳, 안 써야 할 곳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고 인력도 제대로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 세금으로 대회를 치르는 만큼 옥석을 가려 예산을 써야 한다"며 "대회 흥행을 위한 티켓 마케팅도 조직위에만 맡겨놓지 말고 모두가 함께 참여한다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전 사무총장은 또 "아무리 내실 있고 좋은 기록이 쏟아지고 훌륭하게 대회를 치렀더라도 돌발 상황이 벌어졌을 때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모든 것이 무너지고 만다"며 "잘 대비하고 있겠지만 점검하고 또 점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b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