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부산항이 최대 국적 선사였던 한진해운의 파산이라는 악재를 이겨내고 올해 처음으로 컨테이너 물동량 2천만개를 넘어선다.
한진해운 공백 속에 글로벌 선사들의 해운동맹 재편까지 겹치면서 부산항의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사들도 물동량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세계 경제 회복 등의 영향으로 부산항 전체 물동량은 4% 넘게 증가했지만 개별 터미널 운영사들은 희비가 엇갈린다.
5일 부산항만공사가 북항과 신항 운영사들의 예상 물동량을 파악한 바에 따르면 5곳은 큰 폭으로 늘었지만 3곳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북항의 경우 자성대부두는 지난해보다 13만여개가 많은 200만개, 신선대와 감만부두는 37만여개가 늘어난 350만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자성대부두 등이 올해 물동량을 크게 늘린 것은 아시아 역내를 운항하는 국적선사들이 한진해운의 빈자리를 재빠르게 메우고, 베트남 등 신흥 경제개발국을 중심으로 새로운 노선을 개설해 환적물동량을 유치한 덕분이다.
하지만 최대주주가 바뀌는 등 분위기가 어수선했던 신감만부두는 90만개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에 그쳐 지난해보다 20여만개가 줄어들 것으로 본다.
글로벌 대형 해운사의 선박이 이용하는 신항의 경우 6개 선석을 보유해 규모가 가장 큰 2부두(PNC)는 연말까지 505만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보다 40만개나 늘어난 수준이다.
2부두는 해운동맹 재편과정에서 최대 동맹인 2M(머스크+MSC)와 결별하고 디얼라이언스와 손을 잡았다.
이 때문에 물량 감소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신생 국적 선사인 SM상선을 유치한 데다 디얼라이언스 동맹이 애초 기대보다 물량을 늘린 덕분에 예상외의 성과를 냈다.
모항으로 이용하던 한진해운이 파산하는 바람에 큰 어려움을 겪은 3부두(HJNC)는 2M을 새로운 고객으로 유치한 덕분에 지난해 부진에서 벗어났다.
연말까지 물동량이 220만개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30만개가량 늘렸다.
오션동맹을 유치한 5부두(BNCT)는 부산항 전체 터미널 가운데 물동량을 가장 많이 늘렸다.
연말까지 물동량이 지난해보다 66만개나 늘어난 220만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싱가포르의 다국적 터미널 업체인 PSA가 운영하는 1부두(PNIT)와 4부두(HPNT)는 예상 물동량이 각각 220만개와 210만개에 그쳐 지난해보다 20만개씩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PSA가 부진한 것은 해운동맹을 잡는 데 실패한 때문이다.
1부두는 3부두와 함께 2M 동맹의 물동량을 나눠 처리하지만 주력 터미널이 되지 못했다.
해운동맹을 하나도 붙잡지 못한 4부두는 국적 선사 현대상선에 주로 의존하는 처지다.
올해 4월에 종전 4개에서 3개로 재편된 해운동맹은 앞으로 최소 5년 이상 유지되기 때문에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이 같은 신항 터미널의 판도가 이어질 것으로 항만업계는 전망했다.
lyh9502@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