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내년 2월 협회장 임기 만료 뒤 재선에 도전하지 않기로 했다.
황 회장은 4일 오후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회장 후보로 활동하는 분들이 몇 분 있는데, 새 후보는 새로운 후보 간에 경쟁하는 게 맞다"며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경쟁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해 연임이나 재선 노리지 않고 집에 갈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금융투자협회장은 다소 투명하지 않은 다른 협회장과 달리 공정하고 투명하게 뽑는다"면서 "정책과 능력을 겸비한 후보자가 회원사들 신임을 얻어 회장이 되는 아름다운 전통을 이어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살아온 과정과 지금 시대를 끌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나와는) 결이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현재의 많은 정책을 보면 생각과 다른 것들이 있고 국회 쪽에 건의해도 잘 통하지 않는 경우가 여러 번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교 용어로 나는 척결 대상이나 사형 대상은 아니나 환영받지 못하는 페르소나 논 그라타(Persona non Grata)와 같았다"며 "연임을 하겠다고 노력하는 게 여러 가지로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황 회장은 또 "나는 시장주의자로 시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데 반해 현 정부는 시장이 위험하므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강한 정부, 큰 정부 중심으로 돌아가 다소 결이 다르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스튜어드십코드나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거론하면서는 "정부는 코스닥 투자하는 펀드를 만들자고 강조하지만, 필요한 것은 코스닥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한 법과 제도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1975년 삼성물산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해 옛 삼성투신운용과 삼성증권[016360] 사장을 맡았고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KB금융지주 회장도 역임하는 등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금융권을 잠시 떠났다가 2015년 2월 금융투자협회장으로 복귀한 황 회장은 임기 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도입, 증권사들의 지급결제 업무 허용과 외국환 업무 범위 확대 등을 추진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증권사 56곳, 자산운용사 169곳, 선물사 5곳, 부동산신탁사 11곳 등의 회원사를 둔 협회로, 협회장은 회원사의 자율 투표로 선임된다.
차기 협회장은 이달 중 공모를 거쳐 내년 1월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복수 후보가 선정되면 임시총회에서 최종 선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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