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세계 3대 조선·해양 박람회 중 하나인 '국제조선해양기자재박람회'(SMM)에 참가하는 선주사 10곳 중 3곳은 향후 1년 내 신규 선박 발주를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박 수요 감소와 공급 과잉 등으로 긴 불황이 이어진 조선업계가 내년부터 차츰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5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2년마다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SMM의 주최 측인 함부르크박람회회의(HMC)는 내년 행사의 참가자 및 방문객을 대상으로 조사해 작성한 'SMM 해사 산업 보고서'(SMM Maritime Industry Report)를 최근 공개했다.
이번 조사에는 선주사, 조선소, 기자재 업체 등에서 근무하는 69개국 2천50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 중 72%는 각 회사에서 고위급이며, 65%는 단독으로 또는 팀을 이뤄 회사의 투자를 직접 결정하는 위치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1년 내 신규 선박을 발주할 것이냐는 질문에 참여 선주사의 20%가 '매우 그럴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럴 것 같다'는 응답은 12%로, 10곳 중 3곳이 선박 발주를 긍정적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독일선주협회(VDR) 관계자는 "일반적인 선대(fleet) 개편 수준을 훨씬 상회한다는 점에서 매우 놀라운 수치"라고 평가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각종 환경규제 강화로 인해 친환경 선박에 대한 투자와 수요 역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국제 항해 선박에 선박평형수 처리장치를 의무로 설치하게 하는 선박평형수 관리협약 발효와 관련, 선주사의 절반 이상(54%)은 이에 대응하기 위한 개조 투자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또 44%는 신규 발주 시 액화천연가스(LNG)를 연료로 쓰는 선박(LNG 추진선)을 가장 우선으로 고려한다고 답변했다.
HMC는 이번 조사 내용을 토대로 향후 조선·해운 업계의 성장에 대한 긍정적 전망 정도를 계산해 '해사산업점수'(Maritime Industry Score)를 도출했다.
그 결과 전체 해사업계 점수는 54.6점이었고 조선은 47.1점, 기자재는 61.9점을 기록했다. 해운은 33.2점으로 다른 부문에 비해 전망이 다소 부정적이었다.
HMC 측은 "해사 업계 전반에서 긍정적인 분위기가 감지된다. 지난 9년간 이어진 침체기의 긴 터널 끝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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