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긴축완화 선호…"유로존의 새로운 시대 예고"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유럽연합(EU)에서 유로화를 통화로 사용하는 19개 회원국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의 새로운 수장으로 포르투갈의 마리우 센테노 재무장관이 4일(현지시간) 선출됐다.
유로그룹은 이날 브뤼셀에서 비공식 재무장관회의를 열고 임기가 끝난 네덜란드 출신 예룬 데이셀블룸 현 의장의 후임으로 센테노 장관을 새 의장으로 뽑았다.
유로그룹은 유로화 관련 주요 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센테노 의장은 이날 룩셈부르크, 슬로바키아, 라트비아 재무장관과 경쟁을 벌인 끝에 유로그룹의 새 수장으로 선출됐다.
유로존 경제가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국가채무로 어려움을 겪었던 그리스가 내년 여름 구제금융에서 탈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센테노 의장은 전임인 데이셀블룸 전 의장보다 좋은 여건에서 유로그룹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센테노 의장은 긴축정책을 완화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유로존의 새로운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고 언론들은 지적했다.
포르투갈은 지난 2011년 국가 채무로 인해 780억 유로 구제금융을 받았고, 그 대가로 재정지출 감축과 일련의 경제개혁을 단행했다.
그 결과 포르투갈을 지난 2014년 구제금융 프로그램에서 탈출하며 재정은 튼튼해졌지만 경기후퇴와 실업률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 여파로 2015년 12월 총선에서 사회당이 집권하면서 재무장관에 취임한 센테노 의장은 긴축재정을 완화하는 정책을 폈지만 경제지표는 호전됐다.
포르투갈의 재정적자는 40년 이래 최저치인 GDP(국내총생산)의 2% 이내로 떨어졌고, 실업률도 2013년 16.2%에서 10년 이래 최저치인 8.5%로 떨어졌다.
센테노 의장은 이날 새 의장으로 선출되기에 앞서 "유로그룹 의장에 선출된다면 나의 목표는 도전의 시대를 앞두고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합의에 이를 수 있고 다른 정파에 속한 사람들, 다른 기구들과 협력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왔다. 포르투갈이 그 본보기"라고 말했다.
다만 유로그룹내에서 합의를 이뤄내는 데 있어서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입지가 주목된다.
독일 정부는 그동안 구제금융을 원하는 국가들에게 정부 재정지출을 줄이는 고통스러운 긴축정책을 이행할 것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이 같은 독일의 입장은 센테노 의장의 선출을 계기로 유로존이 불경기에서 벗어나고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공공지출을 늘려야 한다는 요구에 압도당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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