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 산골 절터서 승단이 쓴 통일신라 청동인장 2점 출토

입력 2017-12-05 09:17   수정 2017-12-05 13:42

삼척 산골 절터서 승단이 쓴 통일신라 청동인장 2점 출토
'범웅관아지인' 명문 확인…음식 보관하는 창고 터도 나와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지난해 9세기께 제작된 청동정병 2점이 나왔던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흥전리 절터에서 통일신라시대 승단 조직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청동인장(靑銅印章) 2점이 출토됐다.
문화재청은 삼척시청과 대한불교조계종 불교문화재연구소가 발굴조사 중인 삼척 흥전리 사지(寺址)에서 한 변의 길이가 5.1㎝인 정사각형 청동인장 2점을 찾아냈다고 5일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청동인장들은 끈을 매달 수 있도록 구멍이 뚫린 손잡이가 달렸고, 글자를 돋을새김한 점이 특징이다.
불교문화재연구소는 청동인장 중 한 점에 새겨진 글자를 '범웅관아지인'(梵雄官衙之印)으로 판독했다. 범웅은 '석가모니', '부처'를 뜻한다. 따라서 '범웅관아지인'은 석가모니 관아, 즉 승관(僧官)의 도장이라는 의미다.
이 인장의 서체는 중국 당나라의 관청 도장인 관인(官印)에 많이 사용된 구첩전(九疊篆·글자 획을 여러 번 구부려서 쓴 전서체)의 초기 형태로 평가됐다.
연구소 관계자는 "이 인장은 경주 황룡사지에서 출토된 유물과 전체적인 형태, 손잡이 모양, 서체가 매우 유사하다"며 "'범응관아'라는 명문은 문헌과 금석문을 통틀어 처음 확인된 용어인데, 통일신라시대 승단 조직과 국가의 관계를 규명하는 데 중요한 사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인장에는 '만'(卍) 자처럼 획을 여러 번 구부린 추상적 무늬가 새겨졌다.
청동인장은 인장사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다. '삼국사기'와 '고려사' 등에 따르면 통일신라시대에 관인은 국가가 주조했고, 고려시대에도 국가가 관인을 직접 관리했다.
아울러 이번 조사에서는 강원도에서 처음으로 간장, 된장, 사찰 음식재료 등을 담은 커다란 항아리를 보관하는 창고인 장고(醬庫) 터도 확인됐다.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이 건물지에서는 항아리 12개를 묻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이 같은 통일신라시대 장고 터는 남원 실상사, 경주 황룡사지 등에서 나온 바 있다.
2014년부터 조사가 진행 중인 흥전리 사지는 산맥과 물길이 나뉘는 매봉산 자락에 있으며, 고려시대에 폐사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신라시대에 국왕의 고문 역할을 한 승려를 지칭하는 '국통'(國統)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비문 조각, 화려한 장식의 금동번(깃발)이 출토됐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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