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지난해 5월 치러진 필리핀 부통령 선거의 재검표가 이뤄진다.
당시 근소한 차이로 낙선한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 마르코스 주니어(60)가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법적 대응에 나선 데 따른 것으로, 선거결과가 뒤집힐지 관심이 쏠린다.
5일 일간 마닐라불러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대통령선거재판소를 둔 필리핀 대법원은 마르코스 주니어의 요구를 받아들여 내년 2월 재검표를 할 계획이다.
마르코스 주니어는 부통령 선거에서 당시 여당 후보로 1천441만8천817표를 얻은 레니 로브레드(52) 하원의원에게 26만3천473표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마르코스 주니어는 자신의 승리를 점친 선거 전 여론조사와 다른 결과가 나오자 여당 후보 측의 매표 등 부정행위와 투표기 오작동 등으로 졌다며 선거 다음 달 법원에 이의신청했다.
마르코스 주니어 측은 부통령의 교체를, 로브레드 부통령 측은 부정선거 주장 일축을 각각 확신하면서 재검표 결정을 모두 환영했다.
마르코스 주니어는 1992년 하원의원, 1998∼2007년 아버지의 고향인 일로코스 노르테 주지사 3연임, 2007년 하원의원을 거쳐 2010년 상원에 입성했다. 그는 부통령에 이어 대통령 자리를 노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으나 부통령 선거에서 발목이 잡혔다.
그러나 그가 부통령 선거결과에 불복하면서 '가문의 부활'을 위한 정치적 야망을 숨기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은 1965년 당선된 뒤 1972년 계엄령을 선포하며 장기 집권에 나섰다가 1986년 '피플 파워'(민중의 힘) 혁명으로 사퇴하고 하와이로 망명해 1989년 72세를 일기로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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