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범준 소방장 "냉 골방 노인들 위해 나눔 봉사"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냉골에서 겨울을 나는 노인분들 생각하며 먹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 참고 월급을 모아 도운 세월이 어느덧 10년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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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동부소방서 대인 119안전센터 정범준 소방장(40)은 2008년 겨울부터 올해까지 연탄나눔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그가 10차례의 겨울을 보내며 40가구 홀몸 노인들에게 배달한 연탄만 1만여 장에 달한다.
정 소방장은 2008년 12월 홀로 사는 노인들의 집을 찾아 긴급전화를 설치하던 중 큰 충격을 받았다.
80대 노인이 살던 방에 들어섰는데 방바닥이 얼음장처럼 차가워 발을 대고 있기도 힘들었다.
연탄 한 장 살 돈이 없어 냉골을 견디며 살고 있다는 노인의 딱한 사정을 듣고서 바로 통장 하나를 만들었다.
거기에 매달 월급을 쪼개 넣고, 응급처리 교육을 하고 받은 강의료를 쓰지 않고 저축했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매해 겨울 1천여장의 연탄을 노인들에게 배달했다.
소외계층을 위한 쌀 나누기, 청소·목욕시켜주기, 연탄 나누기 등의 봉사활동도 지속해서 펼쳤다.
정 소방장은 광주에 첫눈이 내리고 한파가 몰아친 5일 오전, 올해도 어김없이 연탄나눔에 나섰다.
연탄 배달에는 안전센터 동료들도 함께했다.
정범준 소방장은 "올해도 어려운 이웃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개인적으로 기쁘다"며 "작은 정성이 쌓이고 쌓여 소외당하는 이들이 없는 따뜻한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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