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운영 분석 결과…"왓슨-의사 대장암 치료법 일치 55.9%"
"환자 94% 만족…왓슨 활용시 낮은 의료비로 진료 효과 높일 것"
(서울=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 의료 분야 인공지능(AI) 장비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가 점점 더 인간 의사와 비슷한 수준의 치료법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천대길병원은 5일 가천대 의과대학에서 '왓슨 도입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동안의 진료 성과 및 환자 분석 데이터 등을 공개했다. 길병원은 2016년 12월 국내 최초로 미국 IBM사의 왓슨을 도입한 바 있다.
지난 1년 동안 길병원에서 왓슨을 이용해 진단받은 환자는 총 557명이었고, 그중 대장암 환자는 총 153명이었다.
길병원에 따르면 전체 대장암 환자 중 118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의료진이 생각한 치료법과 왓슨의 '강력 추천'으로 제시한 대장암 치료법의 일치율은 55.9%였다.
이 결과는 외국에서 2009년 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진행한 기존 연구 일치율(48.9%)보다 7% 높아진 수치다.
백정흠 길병원 외과 교수는 "예전보다 강력 추천 의견일치율이 높아진 것은 전문가(의사) 집단도 왓슨의 능력을 더 신뢰하게 됐다는 사실을 의미한다"며 "시간이 흐를수록 의료 분야에 인공지능 활용 영역이 더 넓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왓슨은 환자 데이터를 입력하면 최적의 치료법을 의료진에게 제시하는 인공지능 장비다. 이 장비에는 의학저널 290종·의학 교과서 200종을 비롯해 1천200만 쪽에 달하는 전문자료와 다양한 환자 임상 사례가 입력돼있다.
이런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왓슨은 강력 추천·추천·비추천으로 구분한 치료 방법을 제시한다.
강력 추천과 더불어 추천 치료법까지 포함하면 의견일치율은 더 높아진다. 대장암이 78.8%로 가장 높은 의견일치율을 보였고, 직장암(77.8%)·위암(72.7%)으로 뒤를 이었다.
백 교수는 "아직 100% 일치하진 않고 있지만, 인공지능의 환자 분석 능력은 나날이 향상하고 있다"며 "왓슨과 같은 인공지능 장비를 잘 활용하면 환자들이 낮은 의료비용으로 더 큰 진료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암종별 진료 환자 수를 보면 대장암이 153명으로 가장 많았고, 유방암(146명)·위암(101명)·폐암(100명)·자궁암(35명)·난소암(16명)·전립선암(5명)·방광암(1명) 순이었다.
이언 길병원 인공지능병원 추진단장은 "전립선암과 방광암의 경우 왓슨 업데이트를 통해 최근에서야 진료가 가능해져 환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왓슨을 활용한 인공지능 다학제진료(주치의를 포함한 5~6명의 의료진이 진료하는 방식)에 대한 환자 평가는 '매우 만족한다'는 응답이 94%에 이를 정도로 높았다.
이 단장은 "왓슨은 수많은 환자 사례를 바탕으로 진료 방침을 결정하기 때문에 환자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며 "지난 1년의 성과를 바탕으로 환자들에게 인공지능을 활용한 최선의 진료를 제공하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k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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