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인세 인하에 日기업들 반색…대미 선제투자 가속

입력 2017-12-05 15:39  

美 법인세 인하에 日기업들 반색…대미 선제투자 가속
"세계 GDP 올리는 효과"…달러강세·엔화약세 전망도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미국에서 연방법인세율을 대폭 낮추는 것을 뼈대로 하는 세제개혁안이 연내에 성립될 공산이 커지자 일본기업들이 반기며 대미 투자를 가속화하는 기류다.
미국이 법인세를 인하하게 되면 세계경제나 자금 흐름에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신호탄이 될 것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달러 강세가 되고, 여타국 통화는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국 법인세 인하에 대해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게이단렌 회장은 "상당한 임팩트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기업에는 직접혜택으로 연결된다"고 할 정도로 적극 평가했다.
실제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지방세를 포함한 법인실효세율은 현재 40.75%다. 그런데 연방 법인세가 35%에서 20%로 내려가면 실효세율은 27.07%로 일거에 13%포인트 내려가게 된다.
실현되면 기업감세가 되기 때문에 미국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의 입지 경쟁력이 높아져 각국 글로벌 기업들은 법인세 부담 계획을 다시 짜고, 세금회피 전략을 바꾸는 등 격변이 예상된다.
예를 들면 캐나다 등지로부터 미국내로 제조 거점을 옮기거나 대미 직접투자를 늘리는 등의 움직임이 뚜렷해질 가능성이 있다. 일본 기업들은 이미 이에 대비한 선제적 움직임을 보였다.
도요타자동차는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라며 향후 5년 미국에 100억달러(약 10조8천7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닛산자동차도 미국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현지 생산능력을 늘리려 한다.
미국에 진출한 일본기업의 70% 이상은 수년간 흑자가 계속돼 투자여력은 매우 높다고 한다. 히타치제작소 등은 "미국에서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대할 방침은 변함이 없다"고 의욕을 보였다.
법인세와 함께 개혁의 뼈대는 해외에서 돈을 버는 미국기업에 본국으로 자금송환을 촉구하는 '환류감세'다. 해외 자회사가 자금을 본국에 보내면 원래 세금이 부과되지만, 개혁안은 비과세가 원칙이다.
이러한 상황을 활용하면 일본기업들도 미국에서 사업 재편을 본격적으로 할 수 있게 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환류한 자금을 자사주 매입에 사용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실현되면 미국은 약 30년 만의 대형 조세개혁이 되며 세계경제나 자금 흐름에도 큰 영향을 준다. 전미기업이코노미스트협회에 따르면 법인세 감세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을 최대 0.39% 올리게 된다.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 미야자키 히로시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법인세 감세는 세계의 GDP를 0.1%, 일본의 GDP를 0.03% 밀어올리는 효과가 있다고 추산하기도 했다.
세계 각국 기업들이 대미 투자를 가속화하면 생산활동이 활발해져 미국 성장률이 올라가면서 외국에서 대미 수출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에서는 주가상승과 엔화약세·달러강세 기조가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강하다. 연내에 세제개혁법안이 성립되면 달러당 117엔까지 엔화가치 약세가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각국 법인세 인하경쟁도 예상된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에 따르면 회원국 법인실효세율 평균은 2000년 이후 8%포인트 하락했다. 미국·일본에 이어 프랑스도 33%에서 25%로 인하 계획을 공개했다.
tae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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